설 곳을 잃은 여성들을 위한

[SDGs기획 No.9] 경력 있는 여성들의 자립을 위하여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

제주와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 기획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17가지 약속이다. 인류의 보편적 문제와 지구 환경문제, 경제·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2015년 유엔 총회에서 세운 공동 목표다. 제주와는 도내 사회적 기업을 만나 기업이 직면한 사회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제주 사회적 기업이 말하는 사회문제 현황과 다양한 솔루션에 대해 들어본다. 이번 제주와를 통해 다루어질 사회문제는 SDGs 목표5에 해당되는 여성경력단절이다. 지난 상반기 통계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력단절 여성이 145만에 육박했다. 경력단절 사유의 43%는 육아로 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관련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에 해당되는 것이다. 또한 경력단절여성들을 대상으로 채용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지난 3년간 채용이 18%나 감소하였다. 이 또한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채용률이 40%에서 30%대로 처음으로 떨어진 수치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채용이 되어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더라도 이전 직장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았나는 응답이 절반가량 되었다는 점이다. 이전부터 이러한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여성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 일자리 창출과 창업을 돕고 있던 한 사회적기업가를 찾아가보았다.


경력 있는 여성들의 자립을 위하여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 송창윤 이사장
2016년 제주시 일도2동의 마을 공동체에서 오늘의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까지, 줄곧 지역 여성과 연대하며 천연 염색 사업, 여성 공동체 창업 지원 사업 등을 펼쳐왔다. 여성을 포함한 모든 취약 계층을 위해 힘쓰는 경력 단절 여성들의 든든한 울타리, 송창윤 이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2016년 12월, 일도2동 주민 7명이 모여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었죠.
오름도 없고, 바다도 없는 동네가 일도2동이에요. 이름난 지역 자원 하나 없는 동네가 지속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어요. 일도2동의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해결하며, 동네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마을 공동체를 조직했고, 동네 사랑방 ‘사람꽃 마을카페’를 열어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소통했어요. 그러다 지역 내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죠. 2018년 6월,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조합의 사업단을 발족했어요. 조합원 일부가 동아리 활동으로 진행한 천연 염색 콘텐츠로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죠. 지역에서 버려지는 의류, 침구 등을 업사이클링하는 공방 ‘늘솜창작소’를 열었습니다. 현재 조합원은 560명 정도고, 그중 90%가 40대 이상이에요.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원 대부분은 40대 이상의 경력 단절 여성입니다.

늘솜창작소를 시작하기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고요.
늘솜창작소 조합원으로 10여 명을 모았어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지원하는 ‘JDC마을공동체 사업’에 응모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죠. 구성원 평균연령은 60대로 대부분 가정주부였습니다. 그들은 천연 염색을 취미로만 했기 때문에 전문성을 강화해야 했죠. 6개월간 외부 강사를 초빙해 화학 염료 없이 쪽, 감, 양파 등으로 천연 염색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구성원 모두 천연 염색사 자격증을 취득했고요. 이때 공동체 교육도 병행했습니다. 조합원 서로 일면식이 없었기에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교육을 통해 다름에 대해 배웠고, 공동체 의식을 쌓아가며, 사업 기반을 다져나갔습니다. 늘솜창작소는 이불, 앞치마, 손수건 등 다양한 천연 염색 상품을 제작하고, 쪽물을 들이거나 자투리 천으로 소품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2020년에는 면 마스크를 새로 출시했고, 조합원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품군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경력 단절, 미혼모 등 취약 계층 여성을 지원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기 전, 중고 물품을 팔아 지역에 기부하는 ‘아름다운가게’를 운영했어요. 7년간 지역의 소외 계층을 만나며 알게 된 사실은 지역 사회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80%가 여성이라는 거예요. 여성 역시 사회에서 자립하려면 경험치가 필요하지요. 지역 사회에서 여성이 대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주도청에 제안해 4년째 여성가족청소년과와 ‘여성공동체 창업인큐베이팅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여성 공동체 4~5곳의 창업을 돕고 있어요.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육성하기도 하죠. 여성들이 지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입니다.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 몸담고, 협동조합을 설립한 경험을 바탕으로 멘토링을 하고 있어요. 멘티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계속 시도하라는 겁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나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경험치가 쌓이고 발전할 수 있어요. 스스로 한계점을 단정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야죠. 창업은 그 도전의 일부이고요.



2021년 10월, 도내 수공예 작가를 위한 편집숍 ‘포스트아일랜드’를 오픈했죠.

2020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미혼모, 이주 여성 등 취약 계층의 자립 지원을 주제로 네트워크 회의를 가졌고, 올해는 여성 수공예 작가를 위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죠. 코로나19로 플리마켓과 대면 문화 센터 프로그램이 없어지면서 지역 창작자들이 타격을 받았거든요. 여성 자립 지원 프로젝트 ‘봄날’의 일환으로 공방 ‘봄날 디자인공장’과 수공예품 매장 ‘포스트아일랜드’를 열었어요. 매장은 수공예 작가 30여 명의 상품으로 채웠고, 공방은 작가들이 공동 상품을 개발하거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협업 공간입니다. 최종 목표는 이들이 협력해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나아가 도내 취약 계층 여성들이 설 자리를 늘리는 것이에요.



지역에 협동조합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회적 경제를 말할 때 상호성과 호혜성을 들곤 해요. 구성원들이 지역사회의 문제를 협력과 연대로 해결하고,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사회적 경제의 근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고 여러 사업을 펼치는 것이죠. 올해로 5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내년에는 먹거리 사업으로 진출할 예정이에요. 우리나라 인구의 최소 30%는 먹거리 취약 계층이에요. 결식아동 등 제대로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들인데,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1인 가구 청년들이 포함돼요. 이들을 대상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지원하는 사업을 구상 중입니다. 이 사업을 통해 취약 계층 여성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싶고요. 앞으로는 시민 자산화를 도입하는 등 조합원들이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일을 주체적으로 수행하게 될 거예요.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 지역 공동체의 우수 사례로 꼽혔으면 해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애쓰면 무언가 이뤄지는 예시를 가까이서 볼 수 있게끔 말이죠.



 

 

“마을 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은 주민들의 보호막이 생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의 경력 단절 여성을 돕고,

도내의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수호자가 될 겁니다.”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
주소               제주시 천수로 52 
전화               064-752-4110
홈페이지         inhwar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