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제주의 로컬 푸드를 활성화시키는

[SDGs기획 No.4] 먹고(eat) 사는(buy) 일의 즐거움

밥상살림

제주와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 기획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17가지 약속이다. 인류의 보편적 문제와 지구 환경문제, 경제·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2015년 유엔 총회에서 세운 공동 목표다. 제주와는 도내 사회적 기업을 만나 기업이 직면한 사회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제주 사회적 기업이 말하는 사회문제 현황과 다양한 솔루션에 대해 들어본다. 현재 전세계는 가뭄, 폭염, 홍수 등의 이상기후증상이 빈번해짐에 따라 심각한 피해를 입고있다. 이에 세계는 기후위기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비책을 마련하고있다. 그 중 기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농업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한 상황 속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변화하는 기후환경에 대비하여 제주의 로컬 푸드를 생산하고 있던 기업가를 찾을 수 있었다.


먹고(eat) 사는(buy) 일의 즐거움
밥상살림(주) 조상호 대표
‘밥상살림’은 제주 로컬 푸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된 친환경 로컬 푸드 기업이다. 먹고 사는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논하는 조상호 대표는 지역 공동체 안에서 바지런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고 있다.

지금 제주의 농업 상황은 어떤가요.

제주는 화산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상 논농사가 어려워 밭농사 위주의 농업이 발달했습니다. 생산 작물 대부분이 감귤, 당근, 무 등 단일 작물 중심이고요. 그런데 기후 환경은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농작물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하죠. 코로나 위기 이후 수입 농산물 문제와 식량 자급에 대한 이슈가 확산되면서 로컬 푸드에 대한 중요성과 밥상살림의 사회적 책임을 묵직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밥상살림이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로 기아(飢餓)를 꼽았습니다. 어떤 대안을 생각하나요.

기아는 이제 국내에서는 낯선 단어가 됐습니다. 요즘은 먹거리가 풍부한 시대잖아요. 하지만 배를곯는 사람이 없다고 국내 기아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기아 문제는 더 넓은 관점으로, 식량 자급과 기후 위기에 따른 생산 방식의 변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특히 제주는 섬이기 때문에 그 중요도가 더 높습니다. 밥상살림은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로컬 푸드 활성화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매년 담을센터에서 ‘기후 위기와 제주 농업’을 테마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요.



‘기후변화와 제주 농업, 열대 과일 & 로컬 푸드’ 행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주 기후의 아열대화는 여러 통계와 수치 자료를 통해 확인된 사실입니다. 지금은 비닐하우스에서 열대 과일을 생산하지만 머지않아 노지에서 재배하는 날이 올 겁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제주 농업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2020년 행사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열대과일의 생태 정보와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요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도내의 유명 셰프를 초빙해 로컬 푸드를 사용한 해물 뚝배기 밀키트를 제작했고요. 올해는 에너지 문제를 조금 더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에너지 절감 상품을 소개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 방법을 공유하는 콘텐츠를 전시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앞서 말했듯 제주는 식량 자급자족 문제에서 지역적 한계가 있는 곳입니다. 태풍 같은 극단적 문제로 배나 항공이 끊겼을 때, 식당은 식료품을 수급하기 어려워 장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랐는데, 50년을 살면서 10월에 이렇게 더운 적이 없었습니다. 매년 이상기후를 경험하는데, 앞으로 태풍이 1년에 한두 번 오라는 법이 있겠습니까? 제주에서 기후변화와 식량 자급자족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품종 위주의 생산자를 발굴하는 겁니다. 또 다품종 생산자를 위한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고요. 밥상살림은 ‘담을장’을 통해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밥상살림이 하는 일은 ‘화두를 던지는 것’입니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담론을 나누어야 하죠.
정확한 답은 잘 모릅니다. (웃음) 하지만 이렇게 화두를 던지면 많은 소비자와 기업이 관심을 갖지 않을까요?
그 과정을 통해 전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밥상살림에서 운영하는 담을장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요컨대 담을장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직거래 공간입니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제주담을센터에서 열리는데, 대략 70명의 생산자와 1500명의 소비자가 방문합니다. 내가 먹는 농산물을 누가 생산했는지 직접 알아보고 설명이나 안내를 받으면서 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농부 한 명 한 명이 브랜드가 되는 겁니다. 담을장에 참여하는 모든 농부는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합니다.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여성, 청년, 고령층 같은 취약 계층이나 소규모 농부에게 우선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현재 담을장은 코로나로 운영하지 않습니다.

담을장이 제주 기후 위기에 대한 또 하나의 해결책이 됐군요.

해결책이라고 하기엔 부끄럽고,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입니다. 농부들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면서 로컬 푸드의 가치를 일깨우는 거죠. 무엇보다 로컬 푸드는 경쟁하지 않습니다. 과잉 생산을 방지하려고 계획 생산을 하기 때문입니다. 한 해에 생산할 양을 미리 정해 형편에 맞게 배분합니다. 그러면 가격 담합할 일이 없고, 소비자는 적정한 가격에 양질의 로컬 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 모두에게 합리적이죠. 대형 마트와 비교했을 때 저렴한 가격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몫을 유통사가 아닌 생산자가 가져가는, 그야말로 가치 소비의 한 유형입니다.


앞으로 밥상살림이 나아갈 방향은 어디일까요.
다품종 생산자를 발굴하는 일을 계속하고,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담을장을 재개할 겁니다. 기후 위기를 알리는 새로운 행사도 열고요. 지역 공동체에 있으면 이웃과 지역 사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주변 사람이 바로 생산자이고 소비자니까요. 생산자는 소비자를 위한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소비자는 생산자의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해주는 것이죠. 이 순환 구조를 지속하는 데 방점을 두고 나아갈 겁니다. 우리 삶에서 먹고(eat) 사는(buy) 문제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농업회사법인 밥상살림(주)
주소     제주시 월광로 12
전화     064-743-5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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