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새롭고, 적당히 안정적이지만 에너지 넘치는

[SDGs기획 No.1] 지역 청년들아, 제주 기업으로 들어와

일로와 제주


제주와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 기획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17가지 약속이다. 인류의 보편적 문제와 지구 환경문제, 경제·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2015년 유엔 총회에서 세운 공동 목표다. 제주와는 도내 사회적 기업을 만나 기업이 직면한 사회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제주 사회적 기업이 말하는 사회문제 현황과 다양한 솔루션에 대해 들어본다. 첫 번째로 다루게 될 목표는 '청년 일자리' 문제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20-3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구직자의 62.9%가 취업문제에 고민이 가장 많았다. 또한 올해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10.1%로 전체 실업률 대비 2.8배에 달할 정도로 청년들에게 일자리 문제는 중대한 사안이다. 제주와는 제주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에 접근하는 사회적기업가를 만났다.



지역 청년들아, 제주 기업으로 들어와

일로와 이금재 대표

도내 맛집부터 신상 카페, 숍 등 내실 있는 정보를 소개하는 SNS 계정으로 유명한 ‘일로와’는 지역 청년들이 만든 통합 마케팅 기업이다. 일로와와 협업하는 파트너사가 성장해 지역 일자리가 많아지길 바란다는 이금재 대표와의 대화에서 제주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답을 얻었다.

 

 

일로와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3년, 대만으로 여행을 갔는데 여행자 대부분이 여행 책자를 손에 들고 있더라고요. 제주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가니 중국인을 위한 여행서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도내 식당, 카페, 관광지 등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가게 정보를 모았죠. 하지만 책을 만들려면 디자이너, 편집자 등 전문 인력이 필요하더라고요. 일단 사진과 글을 SNS 계정에 올렸어요. 페이스북에 ‘일로와 제주’ 채널을 열고, 제주 명소와 제주어를 알려주는 게시글을 올렸죠. 당시 SNS에 정보성 글을 올리는 계정은 거의 없었는데, 페이지 조회 수 60만 회를 기록하며 일로와가 알려졌어요. 2016년부터는 인스타그램으로 채널을 옮겼고, 법인 일로와를 설립했죠. 현재 약 3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는 통합 마케팅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죠.

회사를 운영할수록 일로와가 무슨 일을 하는지 규정할 수 없더라고요. 구성원들은 행사 스태프 모집, 설문 조사 대행 등 들어오는 대로 일했고 잡무에 시달렸어요. 회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회사의 목표는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어요. 회사의 자취와 강점이 무엇인지 정리해봤죠. 8년이라는 시간에 도내 여러 기업과 맺은 네트워크가 일로와의 주무기임을 깨달았어요. 파트너사와 협력할 때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고요. 기업에서 마케팅을 의뢰하면 일로와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파트너사를 적재적소에 투입해요. 그들이 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할 수 있게 계약이나 결과 보고 과정은 일로와가 전담합니다. 영상, 사진, 디자인, 홈페이지, 음향 등 40여 개의 분야별 전문 파트너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야몬딱털장 전경]


파트너사의 성장을 도모하는 이유가 있다고요.

통합 마케팅으로 사업 영역을 확고히 하며 일로와의 미션을 세웠어요. 파트너사가 더 많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함께 성장하기로요. 궁극적으로 지역의 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 도내 청년들이 갈 수 있는 기업은 많아질 테고요. 일로와가 채용할 때 보면 놓치기 아쉬운 지역 청년이 너무 많아요. 매년 일로와에서 제주 취업 박람회를 진행하는데, 청년들이 포트폴리오를 내는 대신 부스를 운영하면 어떨까 싶어요. 기업 인사 담당자가 부스를 방문하면서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찾아가는 거죠. 제주의 기업은 지역에 인재가 없다고 하고, 도내 청년들은 갈 회사가 없다고 얘기하는데, 제주의 일자리 환경이 불안정하기 때문이에요. 제주는 임금 수준이 낮은 편이고, 90% 이상의 기업이 10인 미만 사업장이죠. 구조가 열악하니 제주 청년들은 육지로 떠나고요. 그래서 더욱 기성세대가 제주 청년들이 제주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해요.

 


“일로와는 대부분 도내 20대 청년으로 구성됐어요. 사회 초년생 때부터 함께한 구성원이 많은데, 초기에는 부딪히고 도전하는 에너지가 넘쳤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데이터가 쌓이고 전문성이 강화되며, 지금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추진력이 강점이 되었죠. 

적당히 새롭고, 적당히 안정적이에요.”




지역 청년 작가, 크리에이터와 꾸준히 협업하고 있죠.

일로와와 오랜 시간 함께해온 파트너가 많아요. 콘텐츠를 만들 때 도내 작가와 크리에이터와 협업하거든요. 2020년에는 온라인 ‘정부혁신 박람회’가 열렸는데, 제주 지역의 콘텐츠는 일로와가 담당했어요. 파트너사인 제주청년콘텐츠협동조합이 촬영을 맡고, 박성언이라는 제주 청년을 모델로, 제주의 세 가지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영상물을 만들었어요. 재주꾼 콘셉트의 ‘B급 감성’을 담았는데, 좋아요 수 1위를 기록했어요. 그동안 함께 작업했던 시간들이 시너지를 발휘한 거죠. 행사부터 상품 촬영까지 일로와의 사진 대부분을 담당하는 장영훈 작가와는 6년째 함께하고 있어요. 지나온 세월만큼 신뢰가 쌓였고 관계도 돈독하죠. 이제는 장영훈 작가가 창업한 ‘사진과 사람들’의 파트너사가 돼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2년 새롭게 준비 중인 사업이 있다면요.

애월읍 소길리에서 로컬 브랜드 편집숍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지역 자원을 활용해 창의적으로 로컬 상품을 만드는 창작자의 공간이 될 거예요. ‘소길별하’로 이름을 지었는데, 별하는 순우리말로 ‘별처럼 높은 사람이 되어라’라는 뜻이에요.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과 지역의 창작자가 별처럼 빛나길 바랍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끌올 프로젝트’도 있지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식당, 카페 등을 일로와 제주 채널에 소개하는 ‘몰래 온 손님’을 통해 여러 소상공인과 교류하며 지역의 현실에 귀 기울이게 됐어요. 뿔소라 판매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계리 어촌 계장님을 만난 이후, 2021년 3월부터 판로 개척, 유통, 판매 등을 어려워하는 지역 생산자를 위해 온라인 판매를 지원했습니다. 또 제주 구엄닭, 레드키위, 대정 통마늘 등 지역의 가치를 품고 있는 원물을 일로와의 SNS 계정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죠. 끌올 프로젝트는 청년의 열정으로 지역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뜻이에요. 앞으로도 일로와는 도내 청년들과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할 겁니다.

 




주식회사 일로와

주소                제주시 중앙로14길 6

전화                064-727-0521

홈페이지           ilowa.kr

인스타그램        @ilowaje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