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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셜트립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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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ol.20

상큼 톡톡, 컬러풀 오감 여행

감귤 먹고 돌고래 보고

REVIEW 4

동서남북소셜트립
남쪽 오감 여행

글: 이경희  사진: 하라사진관 안종근



주황빛 무릉도원에서 감귤따기 체험
“조선시대에는 황감제가 있었어요.”
가디언님의 열띤 설명이 시작되었다. 조선시대에는 귤을 황감이라 불렀다고 한다. 겨울에 제주로부터 황감(귤)이 진상되면 궁궐에서는 ‘황감제’라는 과거를 치렀다고 한다. 이 귀한 과일은 장원 급제한 사람에게만 내렸다고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감귤 농사해서 자식들을 대학까지 보냈다고 해 감귤나무를 ‘대학나무’라고도 하니 제주 사람들의 생활과 감귤은 오래도록 뗄 수 없는 관계로 이어져 왔다.

감귤나무의 역사를 듣다보니 순식간에 올레 11, 12코스가 지나는 곳, 마늘, 감자, 브로콜리 농사가 유명한 대정읍 무릉리에 도착했다. 우리를 맞아주신 김정언 할아버지는 대정읍의 감귤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곳은 토지가 비옥하고, 일조량이 많아 서귀포의 감귤보다도 더 맛있다고 한다. ‘빨리 따 먹고 싶어요!’ 조바심이 목까지 차올랐을 때쯤, 장갑 끼고, 가위 들고 귤밭으로 나갔다. 얼른 꼭지를 잘라 껍질 벗겨 입 속으로!  갓 딴 신선한 귤의 시원함과 상큼함을 어찌 다 설명할까? 하나 하나 딴 귤을 종이 가방에 조심스럽게 넣다보니 어느 새 한아름,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 하나씩 더 쥐어 주시는 농부님의 마음이 햇살처럼 따스하게 빛난다.

경치 좋은 제주에서 꼭 해보고 싶었던 감귤따기를 해서 너무 행복했다는 참여자, 서귀포 남원에서 농사 지으시는 부모님의 감귤보다 여기 감귤이 더 맛있다는 참여자, 한 손엔 직접 딴 귤 한아름을 들고, 또 다른 한 손엔 구매한 귤 한 박스를 들고 걸어가는 참여자까지, 꽉 찬 귤 박스처럼 마음이 꽉 찼다.

건강하고 다정한 맛, 창고내음식점
“언제 또 제주 음식을 먹어볼 수 있겠어요? 흔히 맛볼 수 없는 음식이라 처음에 조금 어색했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한 참여자의 말씀이다.

이곳은 1976년에 지어진 마을 창고를 개조한 공간으로 창천리의 신선한 농산물과 마을 부녀회분들의 손맛이 어우러진 우리 마을 창고내음식점이다. 쫄깃하고 탱탱한 제주산 앞다릿살로 만든 제육볶음과 그날그날 다른 생선구이(이 날은 가자미 조림), 건강한 밑반찬으로 한끼 정식을 즐기고, 덤으로 제주 향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메밀 족탕까지 곁들였다. 메밀족탕은 마을 주민분들이 직접 개발한 요리로, 메밀을 사용해 족탕의 비린내를 잡아 예부터 임산부의 몸조리용으로 많이 먹었으며 콜라겐이 가득해 피부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식이다. 구수한 누룽지로 속을 뜨끈하게 데우고 식사를 마무리했다.

마을 창고에서 이름도 낯선 메밀족탕까지, 공간과 음식의 어울림이 여행 온 기분을 제대로 끌어 올린다. 이거 정말, 말 그대로 로컬푸드네.


상큼해, 쫀득해! 과일 찹쌀떡 만들기
“저요!” “저요!”
여기저기서 손들이 번쩍 올라온다. 과일찹쌀떡 만들기에 앞서 황금향과 감귤을 맛보며 시작된 무릉리 퀴즈 맞추기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곳은 무릉외갓집이다. 제주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풍부하여 가장 좋은 황토라 자랑하는, 무릉리의 농산물 판매점이다. 매월 집으로 배달되는 제주 농산물꾸러미가 대표 상품이기도 하다.

드디어 과일 찹쌀떡을 만들어 볼 시간, 제주올레와 일본규슈올레가 협약을 맺어 전수받은 과일 찹쌀떡 비법이 여행자에게 공개 되었다. 깨끗하게 손을 씻고 찹쌀 반죽을 빚기 시작한다. 대부분 처음 만져보는 쫀득쫀득 부드러운 반죽에 왠지 힐링 되는 기분이다. 제 맘대로 예쁘게 빚어지지 않는 참여자도, 예쁜 보름달처럼 잘 만든 참여자도 결국은 올망졸망 과일찹쌀떡을 완성했다. 이젠 입속으로! 달콤 가득 찹쌀떡 맛에 흠뻑 빠져들었다.

서로가 만든 과일찹쌀떡을 보고 ‘내가 만든 과일찹쌀떡이 제일 예쁘고 맛도 좋다’며 왁자지껄 체험장이 시끄러워졌다. 누가 감귤찹쌀떡을 가장 잘 만들었는지 1등을 가리는 미니 콘테스트에서는 모든 팀이 무릉외갓집 꿀을 선물 받아 화기애애하게 체험도 마무리 되었다.



반짝이는 노을해안로, 돌고래와 함께 기차자전거 타기
꼬마 참여자들이 가장 기다린 이 시간! 돌고래를 만나는 기차자전거 라이딩 시간.

남방돌고래가 사는 노을해안로에는 하루에 130-140마리의 돌고래들이 가족단위로 무리 지어 120-130km를 헤엄치며 논다. 이날도 마치 우리를 환영하듯 뛰노는 돌고래들이 뛰놀았고, 하늘엔 양떼구름이 나란히 줄지어 있었다. 우선 홍바이크 컨테이너에서 노을해안로에 서식하는 남방돌고래에 대한 소개와 기차자전거 타는 방법, 그리고 우리가 달릴 코스에 대해 강사님의 설명을 들었다.

맨 앞과 뒤에 어른들이 앉아 페달을 힘껏 밟아야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앞뒤로 어른들이 앉고, 가운데 자리에 아이들이 앉았다. 마지막으로 강사님이 각자의 다리 길이에 맞춰 간격을 세심히 조절 해 주셨다. 그렇게 자리 조정을 하는 동안, 바로 옆 바다 위로 얼굴을 빼꼼히 내밀며 헤엄치는 돌고래에 눈을 뗄 수가 없다. 꼬마 참여자들은 돌고래 소리를 내며 환호한다. 어른 참여자들도 카메라 셔터 누르기 삼매경이다.

돌고래의 헤엄에 매료되는 것도 잠시, 헬멧을 머리에 맞게 조정하고, 손잡이를 잡고 강사님의 힘찬 호루라기 구령에 맞춰 라이딩을 시작한다. 두 번 불면 페달을 힘차게 밟고 한번 불면 핸드 브레이크를 바짝 잡아 당겨 멈추기를 반복한다. 영락리에서 일과리 방향으로 달렸다가 다시 신도리를 향하고 마지막으로 홍바이크가 위치한 영락리로 돌아오면 모든 일정이 끝난다.



나머지 이야기들
 “쉴 틈 없이 배가 부를 정도로 맛있는 걸 많이 먹었어요.” “아이들이 ‘즐겁다, 맛있다.’고 하는 소리를 하루종일 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어요.” “좋은 프로그램이라 널리 알려야 하는데, 사실은 너무 좋아서 혼자만 알고싶은 여행이네요.” “다양한 체험을 알차게 하고가서 좋았어요!” “가디언님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제주도와 제주도 사회적기업에 대해 많이 알고 갈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돌고래를 보면서 기차자전거 탔던 게 제일 재밌었어요.” 등등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제주시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오늘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들을 한마디씩 나누었다.

꽃이 피어오르는 봄부터 눈처럼 반짝이는 겨울의 남쪽소셜트립까지. 제주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제주의 사회적경제기업들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보석 같은 시간들이었다.



이렇게 다녀왔어요!

인원
총 참여인원  39명
1회차  19명
2회차  20명

여행일
1회차  2019년 11월 16일(토)
2회차  2019년 11월 23일(토)

여행 일정(운영사)
1. 감귤 따기 – 원형농장
2. 점심 식사 – 창고내음식점
3. 과일 찹살떡 만들기 – 무릉외갓집
4. 기차자전거 타기 – 홍바이크

여행 문의: 제주착한여행
www.jejugoodtravel.com
064. 782. 5152

여행정보
원형농장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송당로 261
010. 7113. 2946

창고내음식점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중앙로 55
064. 794. 8284

무릉외갓집
서귀포시 대정읍 중산간서로 2852
070. 4414. 7966
www.murungfarm.co.kr

홍바이크
서귀포시 대정읍 노을해안로 342-5
064. 782. 7838
www.hongbik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