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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ol.16

제주, 청소년 사회적경제 교육으로 미래를 준비하자.

협동조합교육네트워크 책임연구원 김정원

제4차 산업혁명, 미래 교육 그리고 사회적경제
“OO, 음악 틀어줘” “네, 아침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 들려 드릴게요.”
광고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카피다. 요즘 흔하게 듣는 말 중 하나인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인 초연결을 간단하게 보여주고 있다. 로봇, 알파고와 인공지능(AI) 등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은 현재 산업뿐만 아니라 직업, 교육의 모든 방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마치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에 큰 재앙이 올 것 같은 생각을 필자도 간혹 하게 된다. 지금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까? 우리는 이 흐름이 어디를 향해 갈지, 그 과정에서 우리 삶이 어떻게 바뀔지 아직 명쾌한 답을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이 흐름을 남의 일처럼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새롭게 다가오는 시대, 새로운 기술을 지혜롭게 수용함으로써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경제적 번영과 행복을 만들어가야 할 것임은 자명하다. 2016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주제는 ‘제4차 산업혁명’이었다. 미래 직업에 대한 전망과 동시에 교육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놓고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이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 중에서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65%가 새로운 형태의 직업을 갖게 될 전망이며 이 직업들은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단순반복적인 육체노동 관련 기술, 단순 지식에 기반한 인지적 기술을 요구하는 직업은 아마도 거의 로봇이나 인공지능으로 대체된다. 반면에 틀에 얽매이지 않는 분석적 기술과 대인관계 기술을 요구하는 직업이 더 유망해 진다는 것이다.

이 포럼은 문해와 수해 능력과 같은 ‘기초 기술’이 포함된 21세기 기술이라는 16가지 핵심기술을 제안했다. 그 중에서 필자는 협력·창의성·문제해결력 같은 ‘역량’, 일관성·호기심·주도성과 같은 ‘인성’ 기술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배려, 나눔, 공동체 정신에 기반한 사회적 가치 창출, 이를 지속하게 하는 협력의 인재 양성 등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더 나아가 미래 교육의 핵심 중의 하나가 될 것이며 사회적경제 분야의 청소년 교육 종사자들, 관계자들이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지점인 것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 학교, 그 안에 작은 100개의 학교를 만들자.
위와 같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교육은 학교에 대한 새로운 상상을 필요로 한다. 학교는 꼭 ○○학교라는 이름이 있어야 되는가? 울타리와 선생님, 책, 종소리가 있어야만 학교인가? 미래에 학교의 역할을 무엇일까? 오래전부터 필자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질문들이다. 미래의 청소년들은 현재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새로운 시대가 오면 새로운 생각으로 채우고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찬승 대표가 소개하는 미래학교에서 우리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30년의 미래학교는 ‘학습공원(learning park)’이나 ‘학습마을(learning village)’이란 말이 더 어울릴 것이라 한다. 연령에 관계없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서로로부터’ 배우는 장소가 학교가 될 것이라 한다. 이 학교는 무학년제일 뿐만 아니라 교사는 역할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팀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학교 내에 ‘아카데미(academy)’라고 부르는 작은 학교가 있고, 다시 작은 학교 내에 소규모(15-20명) 학습공동체인 ‘학습가족(learning family)’이 있다. 미래학교의 운영 방식은 매우 민주적이며 협동조합과 흡사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미래학교를 준비하기 위해선 우리는 현재 학교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 생각하는 힘과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해야 한다.

또한 협업⋅소통형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 상상력의 학교, 학교 안팎에서의 100개의 학교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청소년들이 상상하고,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때론 없어지고, 자유로운 협력이 순환되는 장을 만들어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운영의 주체, 주체적 참여자로서 모두가 주인인 협동조합을 만나게 된다. 혼자보다는 함께, 머리를 맞대는 지식 공유로 협업을 만들고 수익의 공정한 분배를 배우는 협동조합을 만든다. 바로 학교협동조합이다. 하나의 학교에서 100개의 협동조합들이 놀며, 배우며, 꿈을 가꾸는 일을 상상해 보라. 학교 가는 것이 즐거워지지 않겠는가? 그 옛날, 소풍 가기 전날의 설렘으로 내일이 오길 기다리는 학교가 생기는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제주, 청소년 사회적경제 교육 이렇게 준비하자.
미래 교육의 중심으로 사회적경제 교육은 혼자보다는 여러 주체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톱니바퀴는 서로의 톱니가 잘 맞아야만 굴러간다. 필자가 보기엔 2018년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선 3개의 톱니바퀴를 만들어 청소년을 위한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학교협동조합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진행하며 문제 해결형 교육의 준비를 하게 된다. 아울러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적경제 워크북을 민간의 자원들이 결합하여 발간하며 3개의 톱니바퀴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근 1년 동안의 시간 안에 이러한 변화들이 시도되고 나름대로의 성과를 내게 된 것은 경이에 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이 톱니바퀴들이 잘 굴러가기 위해서 서로의 순서를 잘 정하는 일이 남아 있다. 첫 번째 바퀴는 사회적경제 워크북을 통한 다른 생각, 또 다른 경제에 대한 인식, 사회적 가치를 공감하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바퀴는 사회적경제,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문제 해결형 교육, 체인지메이커들이 양성되어야 한다. 이들을 통해 학교 안팎에서 협력을 토대로 한 학교협동조합들이 생겨나고 제대로 작동하도록 마을 자원들이 결합해 진정한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어지는 세 번째 톱니바퀴가 연결되어야만 시너지를 내는 사회적경제 교육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협력, 협동으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바탕으로 제주의 사회적 문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청소년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제주의 미래가 밝다. 더 나아가 사람을 중심에 두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제주의 청소년들은 아마도 제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각광받을 주인공으로 무대를 주름잡을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협동조합교육네트워크 책임연구원 김정원

협동조합교육네트워크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협동조합이 좋아 협동조합 조합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람들과 함께 사회적경제(협동조합)를 알리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혼자 사는 것보다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삶을 사회적경제로 풀어내는 다양한 일을 벌이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사회적경제, 학교협동조합을 알리기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함께 실행하는 조력자 역할을 즐겁게 하고 있는 중이다. 사회적경제 워크북을 여러 선생님들과 공동으로 집필했으며 (경기도교육청, 마중물-사회적경제 워크북, 2017년~2018년) 지난해에는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제주사회적경제교육연구회)와 함께 제주사회적경제 워크북을 집필하는데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