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 Interview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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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ol.16

망설이지 말고, 행동하는 청소년과 함께 크는 사회

체인지메이커 클낭 유쓰(수산초등학교)

부형석, 오종철 체인지메이커 촉진자, 김민석 동부사회종합복지관 팀장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부형석 :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청년이 원하는 정책과 사회변화에 관심을 두고 다른 청년들과 함께 의논하고, 제주청년원탁회의, 서귀포시 청년정책협의체 등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오종철 : 체인지메이커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고, 컨설팅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김민석 : 아쇼카 재단을 통해 체인지메이커를 알게 됐어요. 체인지메이커 수업이 지역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공동체, 학교, 촉진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청소년’ 체인지메이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부형석 :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질문하게 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픈컬리지 플랫폼, 사경센터를 통해 체인지메이커를 알게 되었습니다. 변하지 않는 교육현장에서 청소년들이 ‘나처럼 삶의 진로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기가 됐어요.
오종철 : 저도 20대 후반까지는 평범하게 살았어요. 그러다 사회가 변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가치관, 철학도 함께 바뀌어야하는데 쉽지 않잖아요. 학생 시절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고, 행동에 책임을 지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해본다면, 발생하는 문제를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하고, 공유하며 해결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체인지메이커 수업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오종철 : ‘문제 찾기 – 솔루션 찾기 – 행동하기 – 퍼뜨리기’라는 4단계로 활동이 이뤄지고 있어요. 우리 학교나 마을에서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문제와 해결책을 찾아갑니다. 모든 단계가 명확히 그어지지 않아요. 제대로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찾기도 하고, 솔루션을 찾아가다보면 진짜 문제가 아니라는 걸 발견하기도 하고요. 저는 촉진자로써 가능한 한 학생들에게 제한을 가하지 않고,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합니다.
부형석 : 각 단계마다 “너의 생각은 어때?” “친구들의 생각은 어떨까?”를 물으며 서로 소통을 하게끔 유도를 합니다. 한 명의 교사가 다수의 학생에게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원활히 소통될 수 있도록 이끌어갑니다.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김민석 : 아이들이 삶에 주도권을 가지는 것, 내가 살아갈 세상을 상상하는 것을 기대합니다. 아쇼카 재단에서 체인지메이커를 소개할 때, ‘어릴 때의 체인지메이커로서의 교육이 도움이 된다’는 글이 인상 깊었어요. 아이들이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통해 이러한 경험이 차근차근 쌓여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나눌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종철 : 스스로의 정체성과 자아의식이 생겼으면 합니다. 자신의 일을 자신이 결정하는 정체성, 잘못을 인정하는 정체성, 문제가 있을 때 도와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정체성 등을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체인지메이커를 통해 스스로의 문제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정체성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에게 ‘경쟁’만 시키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감명 깊었던 문장이 “경쟁은 성인이 된 뒤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었거든요.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통해 자기 의견을 주장하고,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고, 결정된 사항을 따라가는 시민이 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정규수업에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부형석 : 아이들 안에 ‘알맹이’가 생겼으면 해요. 엄마가 원하는 학교, 아버지가 원하는 직업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되길 바라요. 그렇다면 훨씬 더 다양한 방향과 속도로 사회혁신이 이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진행하며 청소년과 개인적인 삶에 변한 게 있나요?
오종철 : 학생들 스스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서로 토론하고 토의해 함께 해결책을 도출했습니다. 모두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경청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있어요. 자기 삶의 주인이 ‘나’라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회변화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바삐 살다보니 생각할 여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것이 부끄러워졌어요.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보자 해서 9월부터 다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부형석 : 스스로 질문하고,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 같아요. 수업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가 늘면서 아이들의 눈빛과 반응도 달라지는 걸 느껴요. 저 스스로는 시야가 굉장히 넓어진 걸 느낍니다. 시험을 준비하며 공무원만 쫓다가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보게 됐어요. 또 살아갈 원동력을 얻었어요.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이 남긴 “수업 재밌었어요!” 글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어요.
김민석 : 사회복지, 사회사업이라는 영역 안에서 사회혁신을 통해 사회복지를 실천할 수 있다는 지점을 발견했어요. 체인지메이커 교육에 참여해 복지관이 지역사회 변화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청소년과 함께 할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김민석 : 복지관은 지역사회의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마련해주는 기관이지만 지역사회의 문제는 지역주민이 더 잘 알죠. 이번 수산초의 체인지메이커 교육의 사례처럼, 앞으로도 저희 복지관은 지역주민과 복지관이 함께 문제와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제주도 학교 선생님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지역사회 기관과 잘 연계해 학생과 지역사회가 연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여러 자원 중에 복지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사업 제안을 하고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종철 : 학부모들에게 “평소 부모와 자녀 사이에 규칙이 있을 텐데, 규칙이 아니라 지침을 만드세요”라고 말하고 싶어요. 규칙이 정해질 때 일방적으로 정해지고, 상벌이 있어 자녀들의 생각을 묶어버릴 수 있어요. 부모와 자녀가 합의해서 지침을 만들며 본인의 문제를 해결하고, 본인이 어긴 것에 거부감이 생기기 않아요. 가정에서 체인지메이커의 과정을 활용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부형석 : “자신의 정답을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마라”고 어른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정답은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해요. 또 변화하는 사회 속에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찾아가는 힘을 길러야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부형석 : 너희들의 생각이 맞으니까 끝까지 한 번 세상에 펼쳐봐!
김민석 : 상상해봐, 너희가 바꿀 미래를
오종철 : 망설이지 말고, 고! 지금 당장 해봐!

학생의 소감 한 마디!
체인지메이커 수업에 참여한 수산초 학생들에게 들은 소감을 정리했다.

C : 체인지메이커(변화를 만드는 사람)를 배워서 좋았어요.
H : 어르신들한테 발표 하고 의견을 모을 때가 인상 깊었어요. 높은 분이어서 긴장이 됐지만 의외로 잘 참여해주시고 예뻐해주셨어요.
A : 같이 모여 의논할 수 있어 좋았어요. 그런데 하면서 너무 배가 고팠어요.
N : 체인지메이커를 하기 전에는 마을에 문제를 몰랐는데 우리 마을의 문제를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공부만 하는 줄 알았는데 게임도 하고 간식도 먹으면서 해서 즐거웠어요.
G : 우리 팀이 상을 받았을 때 기뻤어요!
E : 우리 주변의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렇지만 분식집 문제 외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으나 모두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웠어요.
M : 그냥 앉아있으면 문제를 볼 수 없지만 나가서 우리 동네 문제를 직접 살펴봤어요. 문제가 분명히 있었는데 들어주지 않아 고민했었는데 작은 가능성이라도 생겨서 좋아요.
A : 우리 지역의 문제점에 관심이 없었는데 체인지메이커 활동을 하며 관심이 조금 생겼어요!
K : 우리끼리 얘기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니까 좋았어요.
E : 처음엔 하기 싫었지만 도전해서 성공한 기분이에요!
R :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가서 다른 체인지메이커를 만나고, 여러가지 회의를 한 게 인상깊었어요.

학부모의 소감 한 마디!
체인지메이커 수업에 참여한 수산초 학부모들에게 들은 소감을 정리했다.

X :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계기가 되어 기뻐요. 아이들끼리 생각을 공유하고, 선생님은 생각을 확장하도록 도와주고, 그 속에서 아이들끼리 친목도 쌓고, 자기의 생각을 누군가 지지해주고 확장시켜나가는 시간을 즐기는 것 같아요.
Y : 제주에 이주해와서 마을 분들과 어떻게 재밌게 지낼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체인지메이커를 통해 좋은 인연을 만났어요. 배움의 기회가 많지 않은 동네에서 아이들의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기회가 되어 좋았어요.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인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체험해봤으면 좋겠습니다.
Z : ‘우리의 문제를 누가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걸 알고 스스로 문제를 깨닫고 변화시켜나갈 밑거름이 될 것 같아요. 아이도 많이 달라졌어요. 학교에 가서도 고민하고, “이렇게 할 거야”, “이렇게 하기로 했어”라고 항상 얘기해요. 스스로 즐기면서 하는 것 같아서 보기 참 좋더라고요. 엄마들도 안절부절 기다리는 게 아니고 스스로 할 수 있게 시간을 주니까 오히려 여유가 생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