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회적경제 워크북 집필위원 고옥향, 김미경, 김혜연, 이미경 강사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임현정 팀장, 김경복 주임
제주사회적경제교육연구회 청소년교육분과(이하 교육분과) 소개를 부탁합니다.
김경복/임현정 : 도내 청소년 사회적경제 교육분야에 교육 주체가 없다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작하게 된 사회적경제 전문강사양성과정(2017.11~2018.3.)을 통해 15명의 강사 분들을 양성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토대가 되는 기본 강의 교안이 없다보니 강사 분들의 개별역량에 따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강의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나 기본 교안이 필요하다는 욕구에 따라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경제 워크북과 교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집필위원에는 사회적경제 전문강사양성과정 심화교육과정까지 수료하신 고옥향, 김혜연, 이미경, 김미경 선생님과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담당자, 협동조합교육네트워크사회적협동조합의 김정원 책임연구원 등 8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전에는 어떤 활동을 하였고, 사회적경제 강사 양성과정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이미경 : 저는 자유학기제에서 환경수업을 진행했어요. 또 제주의 여러 강사분들과 함께 ‘제주평생학습강사협동조합’을 꾸리면서 사회적경제 교육이 있으면 시간 날 때마다 참여했어요. 기부나 나눔 정도에서 ‘이것 또한 하나의 경제고, 우리가 살아가야할 방향이구나’를 깨달았어요. 그러면서 강사과정에 참여해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고옥향 : 학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학교복지, 보드게임, 심리검사 등 청소년과 관련된 분야를 계속 배워왔어요. 처음에 사회적경제 교육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보다 ‘경제’라는 말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했어요. 점차 교육을 받으면서 ‘앞으로 이런 사회가 되어야한다는 걸 깨달았고, 학생들이 같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계기였어요.
김혜연 : 민주시민교육강사로서 항상 ‘민주시민’이 뭔지 궁금했어요. 교육에 참여하면서 나름대로 ‘사회적경제를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민주시민이 되지 않을까를 생각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청소년 대상 워크북을 만드는 데 가장 고민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김경복 : 성인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사회적경제기업 형태와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해요. 과연 청소년에게도 그런 방식으로 사회적경제를 알려야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죠. 논의를 통해 청소년들에게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가치’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좋을것 같다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고옥향 : 진행을 하면서 ‘과연 아이들에게 정답이 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었어요. 사회적경제라는 매체를 통해서 아이들이 사회적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하는 게 최종 목적지가 아닐까, 그에 맞게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미경 : 우리가 자랄 때와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는 다르다는 것이죠.
김혜연 : 아이들에게 가치가 어떻게 전달될까? ‘실천’이 더 중요하지는 않을까? 실천하게 하는 힘은 어떻게 만들까? 학습과 재미의 균형점을 어떻게 발견해야할까? 계속 고민했어요. 워크북이나 교안을 만들 자격이 되는지를 고민했습니다. 책을 만들어본 경험도, 사회적경제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 내가 개념을 만들어가는 데서 출발하다보니 부담이 됐죠. 그래도 자문위원님과, 센터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고, 밤잠 못 이루며 같이 공부하고 고민한 덕에 워크북이 나오게 됐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이미경 : 처음 사회적경제 교육했을 때 서로 같이 일하고 나눈다고 하니까 아이들이 “그거 공산주의 아니에요?”라고 할 때 턱 막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사회적경제와 공산주의, 자본경제의 개념을 어떻게 설명할까, 나눔을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하게 됐어요.
고옥향 : 제가 사회적경제 강의를 듣는 지난 1년 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눈 학생이 있어요. 그 친구가 진로를 그냥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가치를 심어주는 청소년지도사가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함께 방향을 찾고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누니까 아이들 내면에 스며드는 구나를 알았어요. 1-2차시 수업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야기를 들려주어 스며들게 해야하는 구나를 깨달았죠.
다양한 사회적경제 자료와 사례, 실제로 교육을 진행한 경험을 모두 워크북에 담아내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최종적으로 어떻게 워크북의 방향과 내용을 정하였나요?
김경복 : 워크북은 크게 두 파트로, 가치 전달과 가치를 실천하는 사례를 소개하는데요,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사회적경제의 주요 가치를 꼽는 과정이 굉장히 오래 걸렸어요. 최종적으로 “변화”, “행복”, “공동체”라는 세가지 주요 가치를 선정했고, ‘변화하는 세상’, ‘사회적가치를 통해 얻는 행복’, ‘공동체의 회복’과 같은 실천 사례를 담았습니다.
이미경 : 단발성의 교육이 아니라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할 거라 생각해요. 또 워크북 속 그룹활동을 통해 사회적경제에 대해 일방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소통하면서 가능한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했어요.
이 시점에 청소년에게 사회적경제와 사회혁신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김혜연 : 정말 필요해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고 싶어요. 교사나 또래 공동체 속에서 자아정체성을 발전시키는데, 그 속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다양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언제든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이미경 : 사회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에 맞춰 내 행복을 찾아갔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행복하고 싶다고 해요. 하지만 불안한 사회변화 속에서 안정감을 힘든데, 아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적경제 등 아이들 스스로 다양한 선택의 길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고옥향 : 제주 하면 “수눌음 공동체”가 있죠. 모두 다르게 해석되는 것 같지만 ‘대가 없는 베풂’은 아니거든요. 공동의 이익을 위해 공동이 돕는 공동체를 일구며 살아가는 거죠. 어머니가 해녀셨어요. 해녀들은 모닥불 하나를 지핀다고 해도 짊어질 수 있는 만큼 나무를 지어와요. 할 수 있는 만큼, 능동적으로 살아왔어요. 우리 아이들은 공부하는 것도 그렇고, 지나치게 수동적으로 자라고 있어요. ‘네 삶은 너의 행동과 선택으로 정해질 수 있는거야’라는 것을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가르쳐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임현정 : 친환경 물건, 건강한 먹거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점차 만들어지면서 한살림, 생협, 아이쿱 등이 익숙해지고 있죠. 어떤 의미에서 시작됐고, 앞으로 환경, 쓰레기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변화의 모습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앞으로 워크북이나 교육이 어떻게 활용되길 바라나요?
이미경 : 일상생활 속에서 내가 살아갈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김경복 : 앞으로 교과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들어가길, 또 특별한 게 아니라 다양한 사회 모습 중에 하나라는 걸 알아줬으면 해요.
고옥향 : 선생님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강사의 역량을 늘리는 것으로 시도하지 않고,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삶의 테두리를 바꾸어나갈 수 있게 활용해주셨으면 해요.
김혜연 : 워크북은 완성본이 아니라 ‘ing’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서로의 피드백과 우리의 경험이 합해져 여러 버전으로 넓혀갈 수 있어요. 같이 협력해서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제주사회적경제교육연구회 청소년교육분과 연혁
2017.11-12. 제주사회적경제 전문강사양성과정 기본교육과정 프로그램 운영
2018.01-03. 제주사회적경제 전문강사양성과정 심화교육과정 프로그램 운영
2018.04-12. 제주사회적경제교육연구회 청소년교육분과 워크북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