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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ol.15

사회공헌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

경제민주화, 빈곤, 실업, 환경 등 보다 복잡해지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기업, 사회적경제의 실천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서 공유가치창출(CSV)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며,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로 기회와 해결방안을 만들어가고 있다. 제주의 사회적경제 주체들 역시 일자리, 환경, 관광, 교육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주목해 보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협동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수눌음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제주만의 상생의 길을 따라가본다.



기업의 사회 참여 확대
196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하 CSR)’ 즉, 지역사회와 이해관계자를 위한 기업의 역할과 활동의 책임성이라는 개념이 대두되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업 활동의 투명성, 윤리성,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도록 그 내용은 구체화되었다. 최고경영자의 기부, 이윤환원 등을 넘어 보다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었다. 1970년대 이후 등장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광풍 속에서 빈곤, 실업, 소득불평등, 사회적 배제 등의 사회적 위기 속에서 인간을 중심으로 한 사회, 분리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경제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외환위기(IMF) 이후 실업과 빈곤 극복을 위한 경제공동체 운동, 자활운동을 시작으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사회적 실천으로 확대되었다.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이래로 사회적 가치와 실현 방법이 다변화되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이나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소득 양극화 해소, 환경,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 활동이 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혁신
이러한 변화는 사회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민관의 참여와 지원이 지속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11년, 마이클 포터 교수가 제시한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 이하 CSV)‘ 개념은 사회공헌 패러다임의 변화에 시발점이 되었다. 기업의 이익의 일부를 환원하는 CSR과 달리, CSV는 기업의 경영과 영업활동 자체의 경제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해 이윤으로 연결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CSR에서 CSV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며,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로 기회와 해결방안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역 내의 거주하는 노인을 아파트 단지 등의 거점공간에서 각 가정까지 친환경 전동 카트로 배송하는 택배기사로 채용하는 실버택배 사업을 추진해 시니어 일자리 창출과 친환경, 지역사회 기여를 만들어가는 CJ대한통운, 지역상품권, 지역특산품 구매, 지역주민 채용, 숲 가꾸기 사업 등 공공서비스 혁신과 국민편익 지원정책을 만들어온 육군학생군사학교, 시니어 기금을 조성해 시니어 비즈니스의 소기업,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유한킴벌리 등이 좋은 사례로 꼽힌다.

사회적경제의 역할
사회적경제 주체 또한 일자리, 환경, 관광, 교육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주목해 보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만들어왔다. 2014년 12월 ‘제주도 사회적경제 기본 조례’가 제정됨 에 따라 2017년 문을 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사회적연대조직 활성화와 지역문화 정착을 위한 사업을 운영해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제주 최초의 인증 사회적기업이자 제주의 친환경 재료로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중증장애인 고용 복지에 앞장서는 (사)평화의마을, 무장애여행 콘텐츠를 개발하는 두리함께, 제주도의 향토자원을 통해 문화콘텐츠를 기획하는 (주)시와월드, 지역의 다문화가정과 함께 로컬푸드를 생산하는 공심채, 제주의 공동체성 회복과 활성화를 위한 행복나눔제주공동체 등 제주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사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경쟁이 아닌 상생
2017년 제주도 사회적경제 인식 조사 연구에 따르면, 도민사회를 위해 사회적경제가 우선적으로 해결할 과제로 ‘청년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창출’과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와 지역 경제의 자생력 강화’가 36%, 사회서비스 10.6%, 환경 10.4%, 사회혁신 7% 순으로 보았다. 이처럼 지역사회의 생활문제, 경제민주화를 해결해야하는 사회혁신의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한 하나의 사회적기업, 한 명의 기업가가 해결하기에는 사회문제는 보다 복잡해지고 있다. 한 사례로서 서울시의 ‘사회적경제특구 지원사업’은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과 지역사회의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사회적 수요가 높은 분야의 사회적경제 조직 간의 연대를 촉진함으로써 자원공유, 공동생산이 증가하고, 비용절감을 통한 저렴하고 질 높은 서비스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미래를 위한 연대
2018년 10월,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협의회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2018 사회공헌 혁신포럼’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혁신사례와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제주도와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은 시민 스스로 지역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나가는 오픈 플랫폼 ‘제주 클낭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클낭 프로젝트는 시민과 함께 아이디어 공유, 협력을 통한 아이디어 구체화, 창업 등을 지원해나가고 있다. 위의 사례처럼 사회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크의 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자리가 많아질수록 사회적가치, 협동과 연대, 지역사회 문제 해결 등의 다양한 영역을 다룸으로써 더불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견인차의 역할을 할 사회적 자본을 늘려갈 수 있을 것이다.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선배가 후배를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서로의 경험이 공유되는 네트워크, 혁신의 사례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계기가 되어가고 있다. 민과 관, 민간기업과 사회적경제 주체 간의 관심과 참여로 제주만의 상생의 길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참고
– 사회적협동조합 한국청렴연구소, “제주특별자치도 사회적경제 인식 조사 연구 최종보고서”, 2017년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기획연구사업, 2017년 9월.
– 윤상미, “사회적 경제의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기업 특성에 관한 비교 연구”,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석사학위논문, 2011년.
– 이은애, “한국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 현황 및 전망”, 『복지동향』 232호, 2018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