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 Interview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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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ol.12

정(情)을 담아낸 식품

덕천이모네식품 양영선 사무장, 고인숙 총무, 김미자, 현영숙



덕천이모네식품 소개를 부탁합니다.
고인숙: 덕천이모네식품은 덕천리 부녀회 회원들이 농외소득 사업을 위해 마을기업 보조사업에 참여하면서 설립됐어요. 2011년부터 된장, 간장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꿩엿을 겸해서 직접 만들어 포장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죠. 마을기업이다보니 김녕소망요양원이나 노인당에 식사 대접 등 보람되는 일도 함께 하고 있어요.  

7년여 시간동안 변한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고인숙: 항아리 5-6개로 시작해서 지금은 30개쯤으로 이뤄놨어요. 40대 초반부터 60대 중반까지, 19명의 회원이 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 늘려왔어요. 욕심 부리면 회원들이 다 힘들어하니까요. 또 부녀회 일반 창고를 개조해 지금과 같은 제조장과 메주 말리는 공간을 뒀어요. 2년 전에는 위생법에 따라 바닥공사도 했어요. 그것 말고는 옛날 방식 그대로 만들고 있죠.

덕천이모네식품의 된장과 간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현영숙: 할머니로부터 본대로 해요. 11월 초중순부터 밭에 심은 콩을 털어오면 삶아요. 버선발로 밟아 으깨면 볏짚에 매달아 잘 띄우는 거죠. 그럼 메주가 돼요. 옛날에는 부엌에서 40일 달아놓고 섣달그믐에 손이 없다고 해서 된장하고 간장을 담갔어요. 덕천이모네식품은 콩 삶을 때 나무불 장작 대신에 가스로 한다는 것 외에는 옛날 손수 하는 방식대로 하고 있어요. 판매되는 메주를 제하고 된장을 담그고, 된장 걸러 간장을 만들죠.




꿩엿은 어떤 음식인가요?
양영선: 산간이라 먹을 것도 없었고, 육지나 여기나 고기가 귀했어요. 꿩, 돼지, 닭이 나면 그걸로 엿을 해먹었어요. 보관을 한 거죠. 겨울엔 꿩을 잡을 수 있어서 꿩엿을 많이 해먹었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니 하게 됐어요.

덕천이모네식품의 꿩엿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옛날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현영숙: 꿩을 2시간 정도 삶아서 건진 다음에 그 물에 찹쌀로 밥을 하고 골가루(엿기름) 섞어서 삭혀요. 그걸 망에 넣고 짠 물을 솥에다 넣고 열 몇 시간을 달이는 거예요. 달이는 사이에 삶은 꿩고기를 다 뜯어놓고 엿물에 넣고 저으면 돼요. 가스로 달인다는 거랑 옛날에는 좁쌀을 많이 썼는데 저희는 찹쌀을 써요. 그래도 꿩엿 한 번 드신 어르신들이 ‘옛날 맛이다’ 하고 계속 찾으시죠.

덕천이모네식품의 상품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고인숙: 다 저희가 직접 키운 콩으로 만들고 전통방법으로 손수 하는 거죠. 손으로 밀고 발로 밟고 하는 데가 제주에서도 거의 없을 거예요. 방부제와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아서, 주문이 오면 만들어요. 꿩엿은 꼬박 3일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집에서 각자가 해먹기는 쉽지 않잖아요. 이렇게 하니까 꿩엿도 유지가 되는 거죠. 또 부녀회 사업이니까 더 정이 가고 믿어보이시는 것 같아요. 꿩엿은 1kg에 25,000원이에요. 물가는 오르지만 저희가 조금 이윤을 갖더라도 처음 가격 그대로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요.

된장, 간장과 얽힌 기억이 있나요?
양영선: 다 어린 시절부터 먹던 거죠. 옛날부터 덕천리는 콩이 주고, 감자, 호박, 메밀, 보리, 유채 등을 심었어요. 밭에서 검질 매당(김 매다) 맹물에 된장 풀어서 물외(노각) 대충 썰어서 먹기도 하고요. 노물(배추) 넣고 된장국도 끓여먹고요. 여기선 조선간장을 장물이라고 불러요. 저는 장물에 담근 풋마늘장아찌를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요. 이파리부터 끝부분까지 다 넣고 하는데, 마늘 하얀 부분을 골라 먹으면 엄마한테 늘 야단맞았죠. “너만 입이냐!”하고요. 보리쌀에 쌀 조금 넣어서 지은 밥을 맹물에 말아 같이 먹어요. 그땐 그게 그렇게 맛있었어요. 





농사와 마을기업 활동까지 힘든 적은 없었나요?
고인숙: 아무래도 촌의 아줌마들이니까 행정이나 서류할 때 까다롭고 생소한 것도 많았는데 도에서 컨설팅으로 많은 도움을 줬어요. 예산 편성이나 리모델링을 할 때도요. 방송을 타고 연락이 엄청 온 적이 있어요. 주문을 받고 연락처와 주소를 안 받아둬서 전화 올 때까지 애타게 기다린 적도 있죠. 순박하다고 할까 순진하다고 할까? (웃음) 부녀회원들이 소통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어서 참 좋아요.

활동하며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현영숙: 젊은 사람들 얼굴 쳐다보는 맛에 살아요. 여기서 제일 나이가 많은데,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 더 젊어지는 것 같아서 괜찮아요. 꿩엿 할 적에도 두 조로 나눠서 밤새 작업해도 힘이 나요. 벗이 되는 것으로도 감사하죠. 또 다시 찾아오는 분들이 ‘옛날 그맛이다’고 하면 옛날 맛을 살리고 있다는 생각에 고맙고 자부심을 갖게 하고요.
고인숙: 부녀회 활동한다고 하면 폐지, 헌옷, 폐품 수거나 큰 마을 같은 경우엔 마을잔치나 행사를 통해 수익을 내요. 그런데 여기는 그렇게 해서는 되지 않거든요. 다들 겨울에 사업 안 해도 될 만큼은 먹고 살지만, 제주 여자들은 할 일이 없으면 다들 몸이 근질근질해요. “돈 벌러간다”고 집에 이야기도 하고 나름 뿌듯해요.

덕천이모네식품의 상품은 어떻게 구매할 수 있나요?
고인숙: 전화로 주문을 받아요. 방부제나 첨가물이 없다보니 매장에 두기도 힘들고, 또 매장 관리할 여력도 안 돼서요. 보통 겨울철에 작업을 할 시기에 주문을 하세요. 꿩엿은 10월 중순부터 3월말까지, 11월 초순부터는 메주를 시작해요. 꿩엿, 메주는 그 시기에 주문을 받고, 그 이후부터는 된장과 간장을 판매하죠.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모두: 덕천부녀회 활동을 될 수 있는 한 꾸준히 하는 거죠. (웃음)



덕천이모네식품 활동 연혁
2011 덕천이모네식품 설립
2012 전국마을기업박람회 우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