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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ol.6

마을을 이루는 숨은 풍경

윤주성

마을을 이루는 숨은 풍경

시내를 벗어난 마을의 모습은 낡고 오래되어 때론 빛바랜 옛 관광지 풍경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각자의 영역에서 삶을 일궈온 사람이 있고, 마을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공동체가 숨어 있다. 지역의 자연환경과 역사적 맥락에 따라 각 마을의 공동체가 생겨난 배경과 이유는 다르지만, 마을 안에서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모두 중시하는 경제 활동을 통해 이웃 간에 서로를 이롭게 할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마을 거점 공간을 바탕으로 밭과 바다를 일궈 일자리와 일거리를 만들고, 수익 일부를 공동체에 환원하여 지속가능한 공동체 활동을 통해 자생과 자립을 꿈꾸고 있다. 청소년과 청년, 노인,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이웃이 자연과 더불어 살며 사람이 주인이 되는 마을의 풍경을 만들어 왔다. 2018년 새해에는 제주 마을의 오래된 풍경 속에서 마을 공동체의 가치를 실천하며 지역과 삶을 중심으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길 바란다.





EPILOGUE

우연한 기회에 가파도에서 머무를 기회가 있었다.  

한 두시간이면 섬전체를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섬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사진 찍는 일밖에 없었다.


꽤나 의욕적으로 찍었지만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이 경이로운 대자연과 그것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내가 사진을 찍는 목적과 그것을 드러내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사이,

나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음을…

거기에 ‘개발’이 더해지면서 그 속도가 한층 더 빨리지고 있었다.

 외지인으로써 살기엔 척박한 환경과 달리, 그 곳에서만 볼수 있는 풍경들은

가끔 괴리감을 주기도 했지만 대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섬을 나온 이후로도 나는 여전히 사진을 찍으며 살아가고 있다.

가끔 돌이켜 보면  좀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작업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생각은

“잠깐씩 내게 마음을 열었을 대자연과 함께 인간적인 풍경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기록할수 있었음에 감사하자” 이다.


사진가 윤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