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의 내일을 설계하는 사회적기업, 일로와
이금재, 떠나는 시대에 ‘머무는 이유’를 묻다!

“예전에는 사회가치가 99, 경제가치가 1이라고 생각했어요.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게 전부였죠.
그런데 현장에서 오래 버텨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사회적 가치를 계속 하려면, 그걸 가능하게 하는 힘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걸요.
지금은 경제 8, 사회 2 정도로 보고 있어요.
돈을 잘 버는 사회적기업이어야, 더 많은 팀과 오래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일로와 대표 이금재
🏝 제주에서 청년 이야기를 꺼내면 자주 따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언제까지 제주에 있을 건가요?” 스물네 살에 회사를 시작한 이금재 대표는, 대부분의 동년배가 어디로 떠날지를 고민하던 시기에 오히려 제주에서 어떻게 살아볼지를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은 한 사람의 선택에 그치지 않고, 10년 넘게 이어진 하나의 회사, 그리고 지금도 확장 중인 질문이 되었습니다. 사회적기업 주식회사 일로와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
떠나는 이유가 아니라, 머무를 조건을 생각하다
이금재 대표가 제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가장 이해되지 않았던 건 청년들이 제주를 떠나는 속도였습니다. 본인은 이곳에 가능성이 있다고 느껴 들어왔는데, 주변에서는 이별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는 그때를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여기로 왔는데, 왜 다른 친구들은 떠날까요.” 질문은 곧 행동이 되었습니다. 제주의 정보와 기회를 모아 보여주는 작은 SNS 채널, 일로와 제주를 먼저 만들었습니다. 여기로 오면 무언가 해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창업 동아리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를 이어갔고, 팝업맵 같은 기념품 제작부터 설문조사, 행사 운영까지 다양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사람들이 팀을 일로와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2016년 회사 이름도 그대로 정해졌습니다.

정체성을 찾기까지, 오래 걸린 시간
일로와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법인을 설립했지만 “어떤 회사인가요?”라는 질문에는 오랫동안 명확하게 답하기 어려웠습니다. 공유 오피스 운영, 소규모 콘서트, 플리마켓, 네트워킹 프로그램, 2박 3일 교육 프로그램까지 시도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전환점이 찾아온 건 멘토링을 받으며 우리가 실제로 해온 일의 흐름을 다시 보았을 때였습니다. 프로젝트 하나를 완성하려면 기획, 홍보, 인쇄물, 공간 조성이 따로 떨어질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그때부터 일로와는 자신들을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해결하는 팀”으로 정의하게 되었고, 통합 마케팅사라는 언어에 도달했습니다.
이 정체성은 소길 지역의 로컬 브랜드 스토어 소길별하를 운영하며 더 선명해졌습니다. 공간은 예쁘게 꾸민다고 끝나지 않았고, 브랜드의 힘과 가격, 고객 경험이 맞아야 실제 매출로 이어졌습니다. 이금재 대표는 그 경험이 남긴 결론을 단정적으로 말합니다. “예쁘게 보이는 것만으로는 안 되더라고요. 매출로 연결돼야 했어요.” 그 과정 끝에 일로와는 한 문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주의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그 성장을 경험과 매출로 연결하는 팀이라는 문장입니다.
의미만으로는 회사를 지킬 수 없다는 현실
초기 일로와는 사회적 가치를 거의 전부로 두고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현장을 경험하며 이금재 대표의 기준은 바뀌었습니다. 사회적 가치를 지속하려면 그 가치를 지탱할 경제적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금의 기준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전에는 사회가치가 99, 경제가치가 1이었는데요. 지금은 경제 8, 사회 2 정도로 보고 있어요.” 사회적 가치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수익이라는 점을 인정하게 된 것입니다.
소길별하 역시 단순한 공간 운영을 넘어, 실제 매출과 재구매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잘 벌수록 입점 브랜드가 가져가는 몫도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일로와의 목표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돈을 잘 버는 사회적기업이어야 더 많은 팀과 상생할 수 있어요.” 이금재 대표는 일로와를 제품을 직접 파는 회사라기보다, 사람과 공간, 브랜드를 연결해 움직이게 하는 팀으로 설명합니다. 서로 다른 주체를 연결하고 그 관계를 설계하는 일이 일로와의 핵심 역할이라는 뜻입니다.
고통의 3년, 그리고 버텨낸 시간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일로와에게 고통의 3년이었습니다. 소길별하 1년 차가 끝나며 기존 용역 중심 구조의 불안정함이 드러났고, 2023년에는 중기부 원도심 상권 사업에 깊이 관여하며 회사의 균형이 흔들렸습니다. 큰 규모의 국비 사업이었지만 실제 투입된 리소스와 관계적 스트레스는 감당하기 벅찼습니다. 그는 그 시기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국비는 2억이었지만 실제 투입은 3에서 4억에 가까웠어요. 제 시간이 거의 다 들어갔고요.”
이후 정부의 사업비 집행 중단으로 예산 없이 1년을 버텨야 했고, 매출 감소와 함께 구성원 이탈도 이어졌습니다. 예비 사회적기업 기간이 끝난 2024년에는 자본잠식으로 정식 전환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도 겪었습니다. 인원은 한때 5에서 6명까지 줄었지만 공동 창업자, 소길별하 총괄 이사와 함께 정식 전환이라는 목표를 놓지 않고 버텼습니다. “내년 하반기쯤은 숨 한 번 돌릴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던 시기였어요.” 돌이켜보면, 이 시간은 가장 힘들었던 동시에 회사를 다시 정렬한 결정적인 시기였습니다.


오는 청년을 만드는 선택
일로와가 참여하고 있는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떠나는 청년을 붙잡기보다는 제주로 오는 청년을 만들고, 그들을 지역의 좋은 기업과 연결하자는 방향입니다. 이금재 대표는 선택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떠나는 청년을 붙잡는 것보다, 오는 청년을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프로그램은 2박 3일 단기부터 2주 살이, 앞으로는 한 달 살이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관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둡니다. 동문시장과 소통협력센터를 거점으로 함께 요리하고 먹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생기도록 설계했습니다.
성과는 작은 장면으로 먼저 드러났습니다. 단기 프로그램 참여자가 이후 일로와의 구성원이 된 사례가 생겼고, 2박 3일에서 2주 살이로 이어진 경우도 나타났습니다. 그는 그 장면을 상징으로 기억합니다. “주소지를 완전히 옮기진 않았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절반 성공이라고 봐요.” 제주의 이미지를 관광지가 아닌 살아볼 수 있는 도시로 확장하는 시도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금재 대표는 여전히 스스로를 성공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직 제대로 해냈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오지 않았어요.” 대신 분명한 건 쌓아온 결과가 있고, 조금만 더 버티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태도입니다. 일로와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단일 공간을 넘어 거리 단위의 로컬 콘텐츠 타운을 구상하고, 좋은 팀을 발굴해 연결하며 상권 전체의 흐름을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는 앞으로의 그림을 이렇게 말합니다. “단일 공간이 아니라 한 거리 전체를 맡아보고 싶어요. 좋은 팀들을 모으고, 연결하고, 흐름을 설계하는 쪽으로요.”

떠나는 시대에, 머무를 이유를 만드는 회사.
일로와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로컬의 내일을 설계하는 사회적기업, 일로와
이금재, 떠나는 시대에 ‘머무는 이유’를 묻다!
🏝 제주에서 청년 이야기를 꺼내면 자주 따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언제까지 제주에 있을 건가요?” 스물네 살에 회사를 시작한 이금재 대표는, 대부분의 동년배가 어디로 떠날지를 고민하던 시기에 오히려 제주에서 어떻게 살아볼지를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은 한 사람의 선택에 그치지 않고, 10년 넘게 이어진 하나의 회사, 그리고 지금도 확장 중인 질문이 되었습니다. 사회적기업 주식회사 일로와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떠나는 이유가 아니라, 머무를 조건을 생각하다
이금재 대표가 제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가장 이해되지 않았던 건 청년들이 제주를 떠나는 속도였습니다. 본인은 이곳에 가능성이 있다고 느껴 들어왔는데, 주변에서는 이별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는 그때를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여기로 왔는데, 왜 다른 친구들은 떠날까요.” 질문은 곧 행동이 되었습니다. 제주의 정보와 기회를 모아 보여주는 작은 SNS 채널, 일로와 제주를 먼저 만들었습니다. 여기로 오면 무언가 해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창업 동아리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를 이어갔고, 팝업맵 같은 기념품 제작부터 설문조사, 행사 운영까지 다양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사람들이 팀을 일로와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2016년 회사 이름도 그대로 정해졌습니다.
정체성을 찾기까지, 오래 걸린 시간
일로와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법인을 설립했지만 “어떤 회사인가요?”라는 질문에는 오랫동안 명확하게 답하기 어려웠습니다. 공유 오피스 운영, 소규모 콘서트, 플리마켓, 네트워킹 프로그램, 2박 3일 교육 프로그램까지 시도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전환점이 찾아온 건 멘토링을 받으며 우리가 실제로 해온 일의 흐름을 다시 보았을 때였습니다. 프로젝트 하나를 완성하려면 기획, 홍보, 인쇄물, 공간 조성이 따로 떨어질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그때부터 일로와는 자신들을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해결하는 팀”으로 정의하게 되었고, 통합 마케팅사라는 언어에 도달했습니다.
이 정체성은 소길 지역의 로컬 브랜드 스토어 소길별하를 운영하며 더 선명해졌습니다. 공간은 예쁘게 꾸민다고 끝나지 않았고, 브랜드의 힘과 가격, 고객 경험이 맞아야 실제 매출로 이어졌습니다. 이금재 대표는 그 경험이 남긴 결론을 단정적으로 말합니다. “예쁘게 보이는 것만으로는 안 되더라고요. 매출로 연결돼야 했어요.” 그 과정 끝에 일로와는 한 문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주의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그 성장을 경험과 매출로 연결하는 팀이라는 문장입니다.
의미만으로는 회사를 지킬 수 없다는 현실
초기 일로와는 사회적 가치를 거의 전부로 두고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현장을 경험하며 이금재 대표의 기준은 바뀌었습니다. 사회적 가치를 지속하려면 그 가치를 지탱할 경제적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금의 기준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전에는 사회가치가 99, 경제가치가 1이었는데요. 지금은 경제 8, 사회 2 정도로 보고 있어요.” 사회적 가치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수익이라는 점을 인정하게 된 것입니다.
소길별하 역시 단순한 공간 운영을 넘어, 실제 매출과 재구매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잘 벌수록 입점 브랜드가 가져가는 몫도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일로와의 목표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돈을 잘 버는 사회적기업이어야 더 많은 팀과 상생할 수 있어요.” 이금재 대표는 일로와를 제품을 직접 파는 회사라기보다, 사람과 공간, 브랜드를 연결해 움직이게 하는 팀으로 설명합니다. 서로 다른 주체를 연결하고 그 관계를 설계하는 일이 일로와의 핵심 역할이라는 뜻입니다.
고통의 3년, 그리고 버텨낸 시간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일로와에게 고통의 3년이었습니다. 소길별하 1년 차가 끝나며 기존 용역 중심 구조의 불안정함이 드러났고, 2023년에는 중기부 원도심 상권 사업에 깊이 관여하며 회사의 균형이 흔들렸습니다. 큰 규모의 국비 사업이었지만 실제 투입된 리소스와 관계적 스트레스는 감당하기 벅찼습니다. 그는 그 시기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국비는 2억이었지만 실제 투입은 3에서 4억에 가까웠어요. 제 시간이 거의 다 들어갔고요.”
이후 정부의 사업비 집행 중단으로 예산 없이 1년을 버텨야 했고, 매출 감소와 함께 구성원 이탈도 이어졌습니다. 예비 사회적기업 기간이 끝난 2024년에는 자본잠식으로 정식 전환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도 겪었습니다. 인원은 한때 5에서 6명까지 줄었지만 공동 창업자, 소길별하 총괄 이사와 함께 정식 전환이라는 목표를 놓지 않고 버텼습니다. “내년 하반기쯤은 숨 한 번 돌릴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던 시기였어요.” 돌이켜보면, 이 시간은 가장 힘들었던 동시에 회사를 다시 정렬한 결정적인 시기였습니다.
오는 청년을 만드는 선택
일로와가 참여하고 있는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떠나는 청년을 붙잡기보다는 제주로 오는 청년을 만들고, 그들을 지역의 좋은 기업과 연결하자는 방향입니다. 이금재 대표는 선택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떠나는 청년을 붙잡는 것보다, 오는 청년을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프로그램은 2박 3일 단기부터 2주 살이, 앞으로는 한 달 살이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관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둡니다. 동문시장과 소통협력센터를 거점으로 함께 요리하고 먹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생기도록 설계했습니다.
성과는 작은 장면으로 먼저 드러났습니다. 단기 프로그램 참여자가 이후 일로와의 구성원이 된 사례가 생겼고, 2박 3일에서 2주 살이로 이어진 경우도 나타났습니다. 그는 그 장면을 상징으로 기억합니다. “주소지를 완전히 옮기진 않았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절반 성공이라고 봐요.” 제주의 이미지를 관광지가 아닌 살아볼 수 있는 도시로 확장하는 시도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금재 대표는 여전히 스스로를 성공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직 제대로 해냈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오지 않았어요.” 대신 분명한 건 쌓아온 결과가 있고, 조금만 더 버티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태도입니다. 일로와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단일 공간을 넘어 거리 단위의 로컬 콘텐츠 타운을 구상하고, 좋은 팀을 발굴해 연결하며 상권 전체의 흐름을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는 앞으로의 그림을 이렇게 말합니다. “단일 공간이 아니라 한 거리 전체를 맡아보고 싶어요. 좋은 팀들을 모으고, 연결하고, 흐름을 설계하는 쪽으로요.”
떠나는 시대에, 머무를 이유를 만드는 회사.
일로와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