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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자 인터뷰

가죽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어가는 행복

(주)화잠레더
이정희 대표

새벽까지 가죽을 매만지는 즐거움에 푹 빠져있는 화잠레더의 이정희 대표. 공방을 운영하면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하게 되었고, 내가 오롯이 느낀 행복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 그 꿈을 차근차근 이뤄가고 있다.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나요? 
본격적인 시작은 사회복지과에 입학하면서부터였어요. 뒤늦게 사회복지 관련 공부를 하면서 가고 싶은 방향을 제대로 찾은 것 같았어요. 공무원으로 일했고, 제주에 내려오면서 동화구연 봉사를 했어요. 지금은 사회복지 석사 과정으로 밟고 있고요. 학교 동기들은 사회복지센터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가죽이 좋아서, 가죽공예를 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함께 이룰 수 있는 활동을 생각했어요. 

가죽공방 기업에서 어떤 사회적 가치를 이룰 수 있었나요? 
가죽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전엔 미싱을 했어요.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턱받이를 만들어서 나눠주곤 했는데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고급 소재인 가죽으로 하면 어떨까, 문득 생각이 들었고요.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제품, 그리고 이 제품을 취약계층과 함께 만들어가면 어떨까, 막연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행복해야 나를 만나는 사람도
행복하다는 생각을 늘 품고 다녀요.

회사에 사훈이 걸려있네요.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나도 행복하고 나를 만나는 사람도 행복해야 한다.’ 제 소신이 담긴 말이라서 늘 마음에 품고 다녔습니다. 이곳은 가죽만 뚝딱, 만드는 것이 아니에요. 가죽이란 매개체를 통해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곳이죠.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나누면서 긍정적인 힘을 얻는 곳이기도 해요. 공방에 찾아온 분들이 가죽뿐 아니라 마음속 상처를 씻었으면 좋겠어요. 놀이터 같은 곳으로 만들고 싶죠. 회사명의 화잠은 제 호에요. 대화 화(話)에 누에 잠(蠶)인데, 대화를 실고치처럼 자연스레 풀어나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죠. 

최근에 이곳으로 이사했다고요! 
여성 지체장애 친구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데 목발이나 휠체어가 오르기 불편했어요. 지금도 1층이지만 계단이 몇 개가 있어서 오르내리기 쉽지 않을 거예요. 내년에 신축한 건물로 옮기기로 했는데, 그곳은 장애 친구들도 안전하면서도 편리하게 들어갈 수 있어요. 자격증을 딴 장애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데, 특히 제가 바쁠 땐 금손이에요. 제게 없어서는 안 될 고마운 일손이죠. 

“가죽이란 매개체를 통해 장애 혹은 비장애, 취약계층 구분 없이
다 같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과 일거리를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서 특히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었나요? 
워크숍이 크게 와 닿았어요. 선배 기업가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속에 새겨지더라고요. 사회적 기업이라고 하면 스스로 누추해져야 한다는 시선이 있는데, 열심히 벌어서 당당하게 쓰면 된다는 걸, 그래야 더 많이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실 가죽이란 재료가 굉장히 고가에요. 그런 점에서 마음 한편에 자리한 불편한 짐을 내려놓게 되었죠. 

수익 창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작은 지갑 하나 만드는 체험도 몇만 원이에요. 가죽이란 고가 재료를 쓰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가죽 공예를 하고 싶다는 분이 오시면 적은 비용으로 만족스러운 체험을 할 수 있게 도와드려요. 그래서 체험으로 수익을 이어나가기 쉽지 않더라고요. 지금은 외부 강의로 주 이익을 얻고 있어요. 영어마을 학교 수업이나 평생학습관, 교육청 등 단체 프로그램에서 가죽 공예를 가르치고 있어요. 제 목표로 향해가는 길목이라고 생각해요. 

화잠레더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학원 설립을 해서 가죽 장인을 발굴해내면 좋겠어요. 꼭 해보고 싶은 일은 교정 시설에서 아이들에게 가죽 공예를 가르치는 거예요. 가죽을 만지는 일은 고소득으로 이어지거든요. 그 아이들이 가죽을 통해 마음을 바로잡고, 자라서 생활의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가요?
내가 행복해야 나를 만나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늘 품고 다녀요. 그래서 늘 웃으려고 하고요. 직원들에게도 ‘우리 일하자!’가 아닌 ‘우리 재미있게 놀자!’라고 해요. 장애 혹은 비장애, 취약계층 구분 없이 다 같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과 일거리를 만드는 것. 저는 그 공감대로 가죽을 선택한 것이고요. 그리고 오래전에 제주에 내려왔지만, 이 섬의 매력을 충분히 뽐낼 수 있는 가죽 공예를 하는 거예요. 회사 로고뿐 아니라 제주의 이야기를 가죽으로 풀어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