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과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
해피맘하우스

곽지해수욕장 근처에 아담한 돌담으로 둘러진 컬러풀한 공간이 있다. 제주의 인형제작공방 해피맘하우스다. 이곳은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미션으로 다양한 인형 만들기 강좌가 이루어지는 인형의 집이다. 여성기업으로 2016년 제주시 선정 최우수 사회적기업인 해피맘하우스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제주도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캐릭터 인형을 만들고 있다.

제주도 인형들이 꾸는 꿈

문을 열고 들어가자 곳곳에 자리 잡은 인형들이 아기자기한 패턴의 예쁜 그림처럼 놓여있다. 마치 지금까지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 낯선 사람이 들어서자 일제히 입을 다문 꼬마 요정들처럼 수많은 인형들이 그곳에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제주도의 대표적 상징 돌하르방을 귀엽게 재해석한 하루야, 하루미부터 제주 감귤을 형상화한 인형, 제주말, 해녀 등의 모습이다.

인형으로 전하는 선한 영향력

사회적기업을 처음부터 알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2013년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지원받으며 사회적기업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다. 일자리창출도 너무 힘들고 챙겨야하는 것이 너무나 많지만 ‘사회적’이라는 수식어로 인해 해피맘하우스는 선한 영향력이 세상으로 순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매번 확인하고 다짐한다고 했다. 유기농원단과 친환경원단을 사용해 아이들이 물고 빨고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환경과 아이들 건강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엄마에서 시작해서 아이들에게로

초기에는 제주도 저지리의 미혼모의 집과 연결해 활동을 많이 했다. 해피맘하우스의 김미경 대표는 서울 생활을 할 때 미혼모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해피맘하우스를 하며 당시의 경험을 떠올렸다고 한다. 미혼모나 경력단절 엄마들이 일을 같이 하고 어린이집도 있어서 아이도 함께 나올 수 있는 공방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 인형 만들기 강사를 양성해 각자의 일자리를 찾아주고 행복한 엄마들이 많아진다면 그만큼 행복한 아이들도 많아지는 것이니 말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인형

요즘은 아동 청소년에게 무료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횟수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 문화취약지역인 섬마을 아이들을 찾아가 무료 봉사하며 찾아가는 체험교실을 운영한다. 인형 만들기만이 아니라 다른 팀과 협업해서 체험 프로그램 종류도 다채롭게 했다. 무엇보다 인형 만들기가 좋은 점은 체험 과정에서 아이들의 속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바느질을 하면서 이런저런 고민이나 생각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데 자신의 감정을 인형에 투영하기 때문이다. 그 어떤 상담교사보다 더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인형들 덕분이다.

INTERVIEW

해피맘하우스의 이 사람
김미경 대표

어떻게 제주도에서 해피맘하우스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안산에 살았는데 남편 사업을 정리하면서 이주하게 됐어요. 전부터 발도로프 인형 만들기 강사를 했었기 때문에 제 경력을 살려보기로 했죠. 그런데 제주도는 육지처럼 문화센터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해서 어떻게 풀어야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하루방 인형이 없는 걸 보고 테디베어 박물관처럼 하루방 인형을 찾는 체험관광지를 만들어야겠다 해서 시작했어요.

발도로프 인형 만들기는 일반 인형 만들기와 다른 점이 있나요?

발도로프 교육은 자연주의 교육으로 이미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죠. 목공과 인형 만들기가 중요하게 다루어지는데 특히 인형은 눈코입이 작은 게 특징이에요. 입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고요. 아이들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요. 눈코입을 작게 만들어놓으면 표정이 정형화되지 않거든요. 아이들이 자신의 기분을 투영하기 좋아요. 그래서 정서적, 심리적 치료도구로도 쓰여요.

이 일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라 후회는 없지만, 사회적기업의 틀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점이 어렵고도 고민이 많은 부분이에요. 제주도만의 지리적 특성이 어려움의 일부라서 이건 개인이나 회사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워요. 처음에 집중했던 미혼모 지원의 경우도 교통과 숙소 문제가 함께 맞물려 지속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제주도가 생각보다 커요. 특히 제주시나 서귀포시를 제외하면 교통이 불편하죠.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싶은데 아이러니하게도 취약계층은 개별 교통수단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드물고요. 사회적기업들을 위한 출퇴근 서비스라던지, 기숙시설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주도 이야기를 담은 인형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주하기 전에 답사를 왔을 때였어요. 아이랑 돌아다니는데 딸이 돌하르방 인형을 사달라고 졸랐어요. 그런데 대부분 현무암 재질이고 열쇠고리 같은 거잖아요. 무겁기도 해서 안 사줬더니 난리가 났어요. 그날 밤 집에 돌아와서 인형으로 만들어주고 달랬죠. 그러고 보니 너무 이상한 거예요. 면세점에는 테디베어 인형이 한복을 입고 전시되어 있었는데 어째서 돌하르방은 인형이 없을까? 그래서 시작한 거예요.

요즘 가장 즐거운 일은 무엇인가요?

처음 시작할 때보다 조금씩 일이 늘어나는 거죠. 사실 공방은 개별 가족단위 소규모 클래스나 단체 예약 수업이다 보니 운영 대비 매출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업체에 납품하고 매장에 인형을 입점 시키는 게 중요한데 이제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요. 이번에는 한화아쿠아리움에 입점을 하게 되었어요.

기억 속의 사진 한 장

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라면 우리 딸이에요. 5년 만에 딸을 어렵게 낳았는데 그때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형을 만들었어요. 지금까지 제가 만든 인형 중 가장 의미 있는 인형으로 손꼽을 수 있어요. ‘축복의 기도’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아기 인형 옆에 저랑 남편이 기도하는 모습이죠.

그리고 이 사진은요. 제 가족 같은 친구들과 찍은 사진인데요. 임신했을 때 처음만나서 친구가 된 여덟 가족들이예요. 지금은 용인, 김포 여기저기 흩어져서 살지만 지금도 안산에 가면 일단 다 모여요. 외롭고 힘들 때 가장 위로되는 사람들이죠.

해피맘하우스 http://www.jejudoll.com/

 기억발전소  사진 하라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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