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며 굳세게 오래도록 걷는다
사람 자연 생명이 소통하는 여행,
제주생태관광

제주생태관광은 그 역사가 깊다. 2001년 역사문화기행 전문여행 ‘이야기 제주’로 시작해 2003년 기존 제주대중관광의 문제점을 공감한 에코가이드(생태문화해설가) 6명이 뜻을 모아 설립해 지금에 이른다. 제주에 사회적경제라는 단어가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애쓴 업력이 높은 조직이다. 2010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고 2015년 우수사회적기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행은 흐름입니다.
흐른다는 것은 모자란 걸 채우고, 넘치는 걸 덜어주며
모두가 평등해지는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여행이라는 분야는 더 이상 먹고 즐기는 단순함이 아닙니다.
여행은 사람의 흐름을 통해 지역이 존중 받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경제가 살아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자연을 보전하는데
여행자와 지역 모두 함께 한다는 뜻입니다.

이 글은 제주생태관광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여행에 대한 글이다. 마치 시의 한 구절 같은 이 글에는 생태관광의 의미, 제주생태관광의 철학이 함께 담겨있다. 생태관광은 환경보존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며 여행지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여행을 말한다. 사실 이러한 지향점이 대중적인 것은 아니다. 환경보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되고 생활 속 녹색운동이 예전에 비해 대중화된 편이지만 생태관광이 일반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 제주생태관광이 처음 생겼던 14년 전에는 어땠을까? “매뉴얼도 없고 성공사례도 없는 길 꾸준히 걷다보니 지속할 수”있던 일이었다. 2000년대 초, 환경이라는 열쇳말을 들고 사람들을 만나 지금까지 버텨온 덕에 이들은 제주지역 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꾸었고, 생태관광 업계의 성공사례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생태관광이라는 개념이 없던 제주도가 ‘생태관광의 선진지’가 된 것만 보아도 제주생태관광이 걸어온 길의 궤적이 이룬 성과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여행을 통한 세상의 변화. 없던 길을 만들고, 지켜가며 굳세게 걸어온 덕이다.

제주생태관광의 소셜미션은 ‘사람과 자연, 생명이 소통하는 공정한 여행’이다. 사람 지역 자연이 함께 행복한 여행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곳의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 제주생태관광이 꿈꾸는 행복한 여행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습지, 곶자왈 등의 자연체험 생태여행에서부터 역사와 연결된 생태여행, 지질-무속신앙-역사를 주제로 하는 학술답사, 평화 생태여행, 어린이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보면 제주생태관광이 보여주려는 제주만의 멋과 착한 여행의 의미가 프로그램 안에 담겨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진행형의 성과이자 가장 고무적인 변화는 바로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생태나 환경이라는 개념에 관심도 없었고 설득하기 쉽지 않았던 지역 주민들이 이제는 앞서서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알고 사람들에게 그 장소를 소개하는 안내자인 동시에 후손에게 잘 물려줄 수 있도록 보존하는 지킴이가 되어 가고 있다.

제주생태관광과 함께 한 여행자들은 두 번 감탄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경관에 감탄하고, 두 번째는 마을 주민에게 감탄한다는 거다. 이 땅이 카페나 향락지로 가득한 관광지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와 주민 모두가 제주도의 가치를 알게 만들어 자연스레 자연과 여행이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 제주생태관광이 지금껏 실현해온 가치는 바로 거기에 있다.

INTERVIEW

제주생태관광의 이 사람

윤순희 대표이사

이 일을 하며 행복하거나 뿌듯했던 경험을 말씀해주세요.

여행자 때문에 행복할 때도 있고, 구성원이 주는 행복도 있죠. 그리고 자연이 주는 행복감이 있고요. 뇌성마비 친구들과 2박 3일 여행을 한 적이 있어요. 끝나고 나서 나를 꼭 껴안아 주면서 “제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이었어요.”라고 하는데 내가 이 길을 걷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 일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행복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까.

제주생태관광은 직원 교육이 특별히 없어요. 생태관광이라는 미션을 가진 사람들이 들어오니까요. 생태관광의 길을 함께 가는 동료이자 직업공동체죠. 그들이 힘들면 화가 나고 지켜주고 싶어요.

저는 아침마다 일어나면 한라산을 바라봐요. 그게 습관이에요. 예전에 여행자들이랑 오름에 갔다가 내려오는데 바로 보이는 한라산을 보며 마음의 선서를 했어요. 이 훌륭한 자연을 꼭 지키겠다. 그리고 선한 직업으로, 선한 사람으로 살겠습니다.라고.

주민들과 함께 하는 생태관광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주민들에게 많이 배우고 큰 감동을 받아요. 이번에 효돈천 트래킹을 준비하면서 방문객수를 오전, 오후 각 20명씩 하루 40명만 받기로 했어요. 그때 제가 더 많은 방문객을 받으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냈는데, 주민들이 뭐라고 하시는 줄 알아요? 우리는 관광업자가 아니래요. 우리는 마을 일에 참여하고 마을의 자랑을 알리고 소비자를 만나는 거지, 관광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고요. 주민이 참여하는 생태관광은 이렇게 목적 자체가 달라요.

함께 일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후배들에게 이걸 직업으로 가져가라고 해요. 회사가 망해도 꾸준히 자신이 가져갈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그런 마음으로 가져가라고 해요. 너의 생업으로 가져가라. 그 개인의 일이 되도록 해라.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게 있어야 살 수 있어요. 지금은 힘들어도 직업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하죠. 직업이 곧 나라는 생각을 해요. 그럼 그것에 계속 몰두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항상 즐겁죠. 대신 저는 일상바보에요. 미쳐있는 것 같아요. 책 읽고 공부하고 생태관광은 기본적으로 알고 잘 할 수 있는데, 생활인으로는 바보 같아요. (웃음)

제주생태관광 http://storyjeju.com             기억발전소  사진 하라사진관


두리함께

모두에게 평등한 여행

퐁낭

제주올레의 보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