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이 지키는 공공성의 가치
제주이어도돌봄센터

돌봄서비스는 자립적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 장애인, 산모‧ 신생아, 한부모 가정 등에 대한 신체케어, 일상생활지원을 제공하는 사회서비스 사업이다. 그리고 이들 사업을 수행하는 센터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돌봄 정책’을 구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08년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시작과 2012년 바우처 시장 개방, 관련 업체들이 난립하고 경쟁이 심화되며 ‘공공성’의 본래 의미가 희미해진 현실. 정책이 해마다 바뀌다보니 장기적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울 정도로 역동적인 현장에서 ㈜제주이어도돌봄센터는 어떻게 공공성의 가치를 지켜가고 있을까?

조합원이 함께 운영하는 자발성의 힘

㈜제주이어도돌봄센터는 지난 2012년 바우처 시장 개방에 대비해 제주이어도지역자활센터 소속 바우처 종사자 29명이 직접 출자해 설립됐다. 이른바 종업원 지주회사다. 산모신생아도우미서비스부터 노인돌봄, 가사간병, 방문요양, 방문목욕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2012년 직원 38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70여 명이 함께 일한다. 본래 제주이어도자활센터에서 팀장으로 일했던 김숙경 대표는 ‘자활’의 의미를 다시 강조했다. 자활은 서비스 이용자뿐만 아니라 공급자에게도 해당된다고 본 것. 또한 사회서비스 현장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산후관리사에 대한 대우가 처우가 낮은 것도 걱정이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구성원들이 전문 역량을 구축하려면 안정성이 중요한데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고민할 문제를 작은 조직이 떠안은 격이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직접 출자해서 함께 조직을 만들어가는 일은 스스로를 사업 주체로 거듭나게 만드는 계기였죠. 출자도 내부 인원만이 아니라 다른 기관의 돌봄 영역 종사자, 지역 사회적 기업이 같이 출자해서 공동의 책임으로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직원들이 스스로 출자해 설립된 만큼 모든 사업에 책임감을 갖고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쉬운 게 하나도 없는 일

모든 사업이 쉽지 않지만 복지 분야의 일은 내외부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자주 변하는 정책에 따라 사업 계획은 유동적으로 세워야 하고, 센터의 지속을 위해서는 항상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야 하며, 자체적인 인적자원 관리를 비롯해 서비스 품질 관리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딱 숨 멈추기 직전까지 힘들었다”고 말한다. 변화된 정책 과제를 습득할 틈도 없이 상황이 반년 혹은 1년마다 바뀌고, 변화된 정책에 따라 여러 사업 계획을 세우고 달려야 했던 것이다. 거기에 이용자 계약, 상담, 보호사 교육에 심지어 전산시스템 관리까지…. 취재를 하는 내내 기자까지 숨이 차오를 지경이었다.

“실무자들이 남아나지를 않죠. 평균 수명이 1년 반 정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중간역량을 강화하고 싶은데, 이런 급변하는 환경에서 미래 전망을 어떻게 가져 갈 수 있을까요?”

(주)제주이어도돌봄센터가 꾸는 꿈

어려운 상황이지만 ㈜제주이어도돌봄센터는 2012년 1월 설립된 이래 2013년 11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고, 2014년 장기요양기관 평가에서 방문요양과 복지용구 분야 최우수기관 선정, 2015년 9월 사회적 기업 인증, 2016년 제주경제대상 특별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가져왔다.

“재가통합 돌봄센터의 꿈을 꿔요. 흔히 말하잖아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이미 우리 센터가 산후신생아부터 노인 돌봄까지 포괄하고 있긴 하지만, 더 전문적인 영역으로 깊이있게  재가통합 돌봄센터로  자리매김하면  더욱 좋겠어요. 꿈은 꿀 수 있으니까.”

오랜 옛날부터 환상의 섬이자 ‘유토피아’로 알려진 이어도의 이름을 지닌 ㈜제주이어도돌봄센터. “희망은 꿈속의 말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일구어 나가는 것”이라는 그들의 말처럼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그들의 노력을 응원한다.

INTERVIEW

제주이이도돌봄센터 김숙경 대표

 

어떤 계기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

젊은 시절부터 가져왔던 꿈같은 거죠. 386이니, 486이니 그런 얘길 하잖아요. 사회 변혁을 고민했던 시절이었어요. 민주화된 세상, 인간이 인간답게 대접받는 세상. 그런 사회를 꿈꿨던 세대였기 때문에 갖게 된 꿈 아닐까요? 한편 시대를 겪으면서 좌절도 많이 했지만…. 결국 본인이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고민하고 인간다운 활동을 펼치는 거지요. 옛날 같은 거창한 가치는 아니더라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게 저는 이 일인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일정 정도의 공공성의 가치를 지켜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있는 것 같아요.

일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한 어르신이 계셨는데 군사정권의 고문으로 지적장애가 생긴 분이에요. 어머니 돌아가셔서 혼자 살았고, 서비스를 거절하셨는데 우리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설득하여 방문하게 되었지요.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정상적인 식사가 될 수 있도록 보살펴드리고 했죠. 그런데 건강상태가 안 좋아져서 요양병원으로 들어가셨다가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어요. 임종 직전에 담당 선생님과 함께 방문했는데 선생님이 너무 많이 우시는 거예요. 우리가 요양원을 차려서 우리 어르신을 우리가 돌봤으면 좋겠다고. 그때 그 선생님의 진심, 애틋함이 마치 자신이 어르신의 보호자가 된 것 같은 마음이 느껴지는 거예요. 그런 것을 보면서 이런 선생님들이 있어서 의미가 있구나 했어요. 따지고 보면 그런 마음을 가진 분들이 돌봄 영역 곳곳에 계시겠죠. 우리 센터에서 그런 분들과 함께 한다는 게. 성장하고 유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라고 봅니다.

요즘 돌봄 영역에 있어 고민하는 지점은 무엇인지?

소위 돌봄의 미래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죠. 하지만 아직 우리의 논의가 충분히 전국화 되고 그 고민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봐요. 각각의 전국의 센터들 처해있는 상황이 다 다르잖아요. 물론 공식적인 요구, 예를 들면 ‘수가(酬價)’ 이런 것은 공동으로 액션을 취할 수 있지만 전진하고 가는데 내부에 주저함이 있는 거예요. 스스로 발목잡고 있는 것들이 있고 현안에 수동적인 거죠. 최근에 연대의 실천이 얼마 전 서울에서 ‘사회서비스 수가정상화 결의대회’를 국회의사당 앞에서 한 거예요. 의미 있는 순간이었어요. 광장에서의 여론이 다양한 방식으로 제기될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돌봄서비스 역사 10년 만에 겨우 모인 거예요. 지난 10년 활동의 결실로 집회가 열린 거죠. 솔직히 그것조차 힘들어요. 하지만 작은 목소리라도 함께 냈으면 좋겠어요.

 기억발전소  사진 하라사진관


엔젤지원사업단

노인 돌봄의 천사들

사회적협동조합 파란나라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이 함께 꾸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