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며 나아가는
생산자의 내일

한살림생산자제주도연합회
서귀포한라공동체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제주로 내려온 김성길 대표. 컴퓨터를 다루던 그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지 올해로 꼭 20년이 되었다. 처음 농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생산 보다 판로 개척이 중요하다 역설하는 김 대표 본인도 한때 물건을 싣고 전국 아파트 단지와 마트를 돌며 판매에 뛰어들던 시기가 있었다. 한살림 생산자 회원이 되면서 안정적인 공급을 시작하고, 판로를 찾던 시간에 친환경 농법 연구를 할 여유도 생겼다. 그가 속한 서귀포 한라공동체는 국내에서 처음 한라봉 브랜드명을 만든 문태전 선생도 합류 해 농가 성장을 위한 배움의 공동체가 되었다.

감귤에도 브랜딩을

도에서 소비되는 한살림 친환경 감귤은 약 200톤. 서귀포한라공동체의 귤을 5kg로 따지면 16000~20000개 가량 된다. 제주에서도 가장 남쪽의 위치한 한라공동체는 한라봉, 조생비가림. 레드향, 아주만다린 등 유기재배로 다양한 품종을 취급한다. 그 중 유일하게 한살림에만 납품하는 ‘청로’는 특별하다. 한라봉을 만든 문태전 선생의 개인 브랜드로 재배 기준은 까다롭지만 품질 만큼은 최고다. 관리 감독이 되지 않아 가치를 잃은 한라봉의 아픔을 딛고, 농산물도 브랜드 관리가 중요함을 뼈저리게 느낀 탓이다. 그래서인지 한라공동체의 다른 상품들 역시 물건이 올라오는 요일만을 기다렸다가 포장만 보고 살 정도로 인기다.

“품질을 유지하면 브랜드를 같이 사용해도 되는데, 그냥 키워 팔면, 가치가 떨어져,
브랜드가 한번 죽어버리면 다시 되살리기는 너무 힘들어.
소비자가 외면 안하게 하려면 최소한 모양도 맛도 유지를 해야지.
내가 목숨 걸고 지켜야해.
– 문태전”

달라지는 시장 사이

친환경 농산물의 수요가 늘고, 소비 시장이 변화하면서 소비자와 생협, 생산자의 요구도 함께 달라졌다. 아쉬운 점은 생산자의 입장보다 소비자 입장이 더 크게 반영되는 현실이란 것이다. 특히 일부 작물에 대한 제주 한살림의 재배 환경 기준은 심하게 까다롭다. 화석연료 사용 규제로 전조등이 없어 밤사이 꽃 피운 깻잎을 수확한다거나 겨울철 폭설이 내렸을 때 보온을 해주지 못해  나무가 동해를 입는 경우가 그렇다. 한라공동체는 지난 혹한기엔 드럼통에 장작을 때며 밤새 지켰다고 혀를 내두른다. 함께 살기로 시작한 만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 되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

변화에 대응하는 생산자

감귤 주 생산지는 서귀포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충청도까지도 감귤이 재배 출하되고 있다. 기후 변화가 예전 같지 않아 재배 과정에 고민거리가 많아진 상황. 그럼에도 농사도 사업이기에, 소비자가 돈을 지불한 만큼 품질 유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다. 조합원들은 서로의 핸드폰으로 제주대학교 현해남 교수의 흙과 비료이야기, 미생물교육, 유기농협회교육, 자연농업교육 등 농업관련 밴드 활동으로 자료를 공유하거나 직접 친환경 농약을 만들어 연구한다. 그 과정에서 어느 것 하나 불필요한 것은 없다. 그래서일까 한라공동체 회원들의 농장은 타 친환경 생산농가와 일본에서도 찾아와 조언을 구한다.

“만약 지금 익을 철이 아닌데 누렇게 익어요. 그럼 변이지(돌연변이)야. 그럼 그걸 따가지고 접을 붙여요
접 붙여서 한 5년을 키우다 그게 현재 것보다 낫다 하면은 거기에 이름을 새로 만들어 주는 거죠.”

“돈을 지불한 것만큼 내용물이 충실해야 만족감을 느끼죠, 그래서 돈 주고 서운치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해요,
암만 육지서 귤이 나와도 품질 자체가 차이나니 
경쟁력에서 크게 위협 받진 않을 거라 자부해요.
– 문태전”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생산자에서 동반자로.

일반 회사원이었다가 생산자가 되니 업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다. 소비자였을 때는 구입할 줄만 알았지 재배 과정이나 생산 과정에 대한 생각은 전혀 못했다. 농약으로 재배하면 지금 노력의 10분의 1도 들지 않으니 가격이 저렴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유기 재배의 경우 완벽한 출하까지 기본 10년이 걸린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다. 생산자가 된 지 20년이 넘은 지금은 농가끼리의 경쟁 대신, 함께 일궈나가는 상생을 꿈꾼다.

 

INTERVIEW

서귀포한라공동체의 이 사람들
김성길 대표 & 문태전 회원

각자 농사를 짓다가 이런 조합으로 활동하시는 것은 어떠세요?

문태전: 좋아요. 혼자 하는 것보다 이렇게 젊은 양반들과 같이 하니 나는 고맙지. 일반 농사랑 친환경 농사 하는 사람들은 또 다르거든요. 각자 얼굴은 안다 해도 우리처럼 가깝게 의견을 나누지는 못하지.
김성길: 우리는 행운아죠. 친환경하면서 공부하는 어르신 만나는 게 쉽지 않거든요. 어르신처럼 현미경으로 보고 공부하고 나누는 분이 별로 없어요.

옆의 대표님처럼 후배 생산자들이 늘어나면 어떤 마음이 드세요?

문태전: 농사는 선, 후배가 없어요. 사회에서는 나이 차이가 나면 선, 후배로 구분하지만 농가에선 먼저 같은 위치에서 보죠. 그리고 나이와 상관없이 기술이 모자란 사람을 후배로 치고, 나이가 어려도 우리보다 앞선 사람이 있으면 앞에 세워놓고 조언 들으면서 따라가요.

농사를 40년 넘게 하셨다고 들었어요. 농사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문태전: 우리가 늘 하는 얘기는 우리가 작물을 상대를 할 때 나무의 특성이나 성질을 이해하고, 최대한으로 맛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해를 하려고 해요. 그건 우리가 사람 사귀는 거하고 마찬가지죠. 상대방하고 사귀려면 심리를 최대한으로 알아야 가깝게 접근 할 수 있잖아요. 작물도 마찬가지라고. 열 사람이 재배를 하면 열 가지 맛이 나와. 때문에 겉모양만 같게 만들어서 짝퉁 만들면 안 되고, 겉으로는 조금 못나도 까서 알맹이를 먹었을 적 내용물을 맛있게 해야 한다는 거야.

타 공동체와도 교류를 하시나요?

김성길: 매해 친환경 생산 농가들이 방문해 궁금한 사항을 배우고 생산자들 과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은 공유도 하고 현장 교육으로 가지치기 (전정)교육 하고 생산과정 전반에 걸쳐 병해충관련농사 정보 교류도 하고 공유하는 거죠.

생산자로서 보람이 있다면?

김성길: 직장 생활 보다는 삶의 질이 향상 되었어요. 내꺼니까. 내가 한 만큼, 땀 흘린 만큼 보람도 느끼고. 농사 짓는대서 막 힘들어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안 그래요.(웃음) 그리고 제 먹거리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요. 그것만큼은 자부해요. 지금 친환경이라고 해서 방치한 농가도 많아요. 울퉁불퉁해야 친환경인 줄 아는데, 저는 친환경도 깨끗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근데 깨끗하게 키웠더니 사람들이 무슨 농약을 치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외관이)너무 깨끗하니 작년에는 농산물 품질관리원 에서 방문 나무 가지, 열매, 토양 싹 검사를 했어요. 그런데 잔류농약 검출이 안 되었거든요. 나는 내 자신이 떳떳해요.

문태전: 맛있다고, 소비자들이 잊지 않고 찾아주면 그게 보람이지. 이제 다른 건 없어요.(웃음)

서귀포한라공동체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귀포시 중문로 35-1

 기억발전소  사진 하라사진관


제주술생산자협동조합

간절함으로 빚은 제주 술

학교급식제주연대

내 아이를 위한 한끼의 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