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길을 개척하다
모두에게 평등한 여행,
두리함께

‘무장애여행(barrier-free travel)’이라는 말이 있다. 때로는 ‘접근가능한 여행’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모두에게 불편함이 없고 장애물이 없다는 의미로 ‘장애와 비장애를 떠나 모든 이에게 열려있는 여행’, ‘물리적 장벽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여행’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 말은 두리함께가 전면에 내세운 단어이기도 하다. 두리함께는 관광약자를 위한 전문여행사로 2014년 고용노동부 주체 소셜벤처 전국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고, 2015년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기업으로, 2016년에는 현대자동차 정몽구재단의 H-온드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차별 없는 여행, 차이 있는 여행”을 지향하는 곳. 두리함께는 누구나 쉽게 걸어갈 수 있는 여행길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문턱이 높은 여행길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예전에는 모든 게 사업이었다면 지금은 여행과 사람을 중심에 놓게 되었어요. 제가 완전히 달라졌죠.” 두리함께를 시작한 이보교 대표이사는 말한다. 관광약자를 위한 전문여행사 두리함께는 유사한 사례가 거의 없다. 말하자면 미지의 길을 개척해 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 항공사에도 그 비행기에 몇 명의 장애인이 탈 수 있고,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지 정확한 매뉴얼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일상적으로 이동의 불편함에 노출되는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더 먼 거리를 오가야 하는 여행은 꿈꿀 수 없는 도전이 되기도 한다. 낯선 곳으로 길을 나서는 순간, 모든 상황이 도전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동약자들에게 여행은 언제나 손쉽게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굉장한 고민과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두리함께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무실에서만 일하지 않는다. 마치 현장조사 연구원처럼 줄자를 들고 현장으로 나가 접근성 조사도 직접 한다. 이동약자를 위한 여행지를 파악하고 준비하기 위해서 누구보다 현장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련된 자료나 연구가 사전에 이루어져 있다면 좋을텐데 그렇지 않다보니 팀원들이 함께 밖으로 나가서 일일이 턱의 높이, 침대 크기, 방의 상태까지 체크하고, 화장실이나 길목의 폭을 재는 등 발로 뛰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부나 관련기관에서 해야 할 일을 두리함께에서 직접 하고 있었다. 한정된 자원과 인력으로 움직이는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맞아요. 많이 힘들죠. 하지만 여러 부서에 협조를 요청해 봐도 쉽게 도움을 주지 않더라고요. 기존에 정리된 자료라도 공유가 된다면 이미 연구된 부분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각 단체별로 자기들의 정보라며 잘 내어주지 않는 게 현실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직접이라도 해야죠.” 사실 전수조사까지 직접 하다 보니 어떨 때는 본연의 여행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가 분산될 때도 있다. 하지만 전수조사 없이 여행을 기획할 수 없기에 손해를 감수하고 조사 연구까지 직접 하고 있는 것이다. 시각장애인, 근육장애인, 지적장애인 등 장애인 유형에 따라 준비하고 파악해야할 것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그 어떤 분야보다 고도의 전문성과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이런 어려움을 감내하며 두리함께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들. 대표를 비롯해 함께 일하는 팀원 모두가 여행을 하고 돌아가는 장애인과 그의 가족들이 남기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힘을 얻는다. 이들은 ‘세상 모든 여행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는 생각으로 ‘장애가 장애 되지 않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여행을 통해서 사회가 바뀌고 세상이 변화되는 게 사회혁신이라고 생각하는 두리함께 사람들은 오늘도 모두가 함께 하는 행복한 여행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INTERVIEW

두리함께의 이 사람
이보교 대표이사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오랫동안 여행업에 종사했어요. 그러다 2012년 사회복지법인에서 장애인 여행을 담당하게 되었어요. 그때 처음 알았죠. 장애인은 이렇게 많은데 정작 여행지에서 휠체어를 본 적이 없었어요. 그게 너무 충격적인 거예요.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사실 이전에 제가 힘든 시간을 겪었는데 이 길을 선택하며 돌아보니 내가 바닥에 내려온 데는 이유가 있었구나 알았지요. 예전에는 사람이 안보였어요. 그리고 가치 있는 일을 고민한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일을 시작하면서 여행을 통한 가치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두리함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장애인들에게 여행은 비장애인이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달라요. 언제나 손쉽게 떠날 수 있는 여행 아니라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한 여행인 거죠. 그리고 여행의 의미도 보통의 경우보다 훨씬 크고 특별해요. 여행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문, 사회에 대해 적응할 수 있는 길, 여행을 통해 치유하고 용기를 내고. 살아보자는 다짐을 할 수 있는 과정인 거죠. 이런 부분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사회적 인식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을 하며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요?

보람 있던 기억이야 너무 많죠. 가장 최근에는 온드림패키지 때인데요. 올 4월에 처음으로 시작했거든요. 장애 아들과 함께 온 노부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들과 함께 한 첫 여행이라고 하셨어요. 얼마나 좋은지 눈물이 난다며 기뻐하셨어요.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님들 소원이 “내 자식보다 하루 늦게 죽는 거”라고 하시잖아요. 자녀를 케어하느라 자신을 돌볼 여유도 없던 가족들의 마음도 달래주고 싶어요. 그리고 지적장애인 친구들이 오면 너무 행복해요. 그 친구들은 모든 게 좋아요. 너무 순수하고요.

두리함께 http://www.jejudoori.com          기억발전소  사진 하라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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